1분기 물가 상승률 4% 넘을 수도… ‘근원물가’도 11개월 만에 최고

입력 2011-01-16 18:51

올해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년 만에 처음으로 4%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행이 목표로 정한 물가안정 범위(3.0±1.0%) 상한선을 벗어나게 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16일 “국제 유가가 예상했던 것보다 가파르게 오르고, 지난해 가을 많이 올랐던 채소값 하락폭은 기대에 못 미친다”면서 “한파, 폭설, 구제역 등 악재가 겹쳐 당초 예상한 전망치보다 물가상승률이 높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달 올해 국제 유가가 배럴당 평균 87달러라는 전제로 올 상반기 물가상승률을 평균 3.7%로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 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도 이미 90달러를 웃돌고 있다. 한은의 산업연관표에 따르면 원유, 농산물 등 원자재 가격이 10% 오르면 국내 물가상승률은 1.35% 포인트 더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근원물가(core inflation) 상승률도 지난달 2.0%를 기록, 11개월 만에 2%대로 올라섰다. 근원물가는 소비자물가에서 일시적·단기적 요인의 영향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것으로, 경제 기초 여건에 따른 수요 압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려주는 지표다.

한은 관계자는 “유가가 예상보다 빨리 상승하는 가운데 꾸준히 누적된 수요 압력 등을 고려하면 1분기 물가상승률이 4%대를 기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중수 한은 총재도 지난 13일 기준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되고 있어 올 상반기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에 육박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조민영 고세욱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