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 ‘재스민 혁명’] 축출된 벤 알리 대통령은 무혈 쿠데타로 집권… 초기엔 서민층 지지 받아
입력 2011-01-16 18:32
축출된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74) 대통령은 1987년 무혈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은 뒤 23년간 독재 권력을 휘둘렀던 인물이다.
직업 군인이었던 벤 알리 대통령은 85년 국가안보 장관을 지낸 뒤 87년 총리직에 올랐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같은 해 쿠데타를 통해 56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이후 튀니지를 통치해 온 하비브 부르기바를 축출하고 정권을 장악했다. 그는 당시 ‘종신 대통령’이었던 부르기바를 “나이가 너무 많고 노쇠한 무능력자”로 몰아붙이며 권좌에서 끌어 내렸다. 국민들은 이 같은 그의 ‘무혈, 비폭력 쿠데타’를 반겼다.
취임 직후만 해도 벤 알리 대통령은 개혁적인 행보를 펼치면서 서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점진적으로 민주주의를 도입하겠다며 종신 대통령이라는 직함을 없애고 연임도 2회로 제한했다. 또 취약계층을 위한 기금과 사회보장 시스템도 창설했다.
하지만 그도 장기 집권 유혹을 떨치지 못했다. 야당 탄압과 군부 장악, 언론 통제를 통해 시민들의 눈과 귀, 입을 막았다. 급기야 헌법까지 개정하면서 연임 횟수를 거듭 연장, 평생 대통령을 꿈꿨다. 2009년 5선 연임에 성공했으나 끝내 민초들의 저항에 직면, 해외 망명길에 올랐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