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美 최고 의전에 中은 ‘선물 보따리’ 화답

입력 2011-01-16 18:14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이 첫 국빈 방문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 국빈이기도 하다.

후 주석을 맞이하는 미국의 의전은 그야말로 최고 수준이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이틀 연속 백악관 만찬이다. 아주 이례적인 것이다. 정상회담(19일)을 가진 뒤 갖는 수백 명 규모의 통상적인 국빈 만찬 외에 후 주석이 도착하는 18일 저녁에도 백악관 관저에서 두 정상이 만찬을 한다. 이 만찬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톰 도닐런 국가안보보좌관이, 중국에서도 2명의 관계자만 배석하는 사적인 초청 형식이다. 후 주석과의 개인적 인간관계 강화를 위해 마련된 것이다. 양국 현안과 관련해 깊이 있는 대화가 오갈 가능성도 많다.

조 바이든 부통령 내외가 후 주석이 도착하는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나가 영접하는 것도 최고의 예우다. 19일 아침에는 백악관 남쪽 뜰에서 공식 환영행사가 열리며, 오바마 대통령 집무실인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어 두 정상이 양국의 주요 기업 지도자들과 함께 만나는 일정도 있다. 이 자리에선 중국 기업의 미국 투자 및 미국 상품 구매 등 중국 측이 준비한 선물 보따리가 풀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일에는 상·하원 지도자들이 후 주석을 맞는다. 후 주석은 이어 미·중 기업위원회 등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오찬 연설을 갖고 시카고로 향한다.

2006년 후 주석이 미국을 방문해 연설했을 때 한 파룬궁 수련자가 소란을 피운 적이 있었다. 당시 중국 내부에서는 미국이 이를 방치했다고 의심할 정도로 불쾌해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백악관이 더 이상 잘할 수 없을 만큼의 의전 수준을 갖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 주석의 방미기간 동안 대형 계약 등 미국에 경제적인 ‘선물’도 예상된다. 무역 불균형 등 그동안 미국의 불만이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후 주석이 시카고를 방문할 때 국부펀드인 중국투자유한공사의 러우지웨이 회장 등 기업인 300∼500명이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기업인은 40여건의 투자 계약 등에 서명할 것이라고 언론들이 전했다.

마이런 브릴리언트 상공회의소 국제담당 부회장은 “후 주석이 선물을 들고 올 것”이라며 “많은 기업이 계약서 서명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18일 콘퍼런스에선 스티븐 추 미국 에너지장관과 중국 측 파트너가 재생에너지와 바이오연료, 청정석탄 등 에너지 분야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