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신학강좌] 예수는 누구인가

입력 2011-01-16 19:14


(29) 충격과 충돌

예수님의 목표 지점은 성전이었다. 예루살렘에 들어간 이분은 성전에 대하여 거침없이 말씀하신다. 충격적인 발언들이었다. 성경을 묵상하는 법에 대하여 신학박사 선배가 해준 얘기가 생각난다. 성경 내용이 너무 친숙해지면 성경을 수박 겉핥기로 읽게 된다는 것이다. 성경 구절을 깊이 들여다봐야 한다. 그 구절이 기록될 당시에 상황이 어떠했겠는가 생각하며 성경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예수의 길을 따라가며 이제 예루살렘까지, 예루살렘의 심장인 성전에까지 들어왔는데 지금 예수님의 심정이 어떤지를 생각해봤다.

성전의 상태를 보고 예수님은 충격을 받으셨다. 짐작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하늘 아버지의 영이 예수에게 강력하게 임하신 것이리라. 충격이 더 컸던 까닭이 이것이리라. 예수님은 당신이 받으신 충격을 이런 행동으로 쏟아내셨다.

“예수께서 성전에 들어가사 성전 안에서 매매하는 자들을 내쫓으시며 돈 바꾸는 자들의 상과 비둘기 파는 자들의 의자를 둘러엎으시며…”(11장 15절). 장사하는 사람들 판을 뒤집어엎은 것이다. 보통 일이 아니다. 장사하는 사람들이 그냥 가만히 있었을까. 충돌이 벌어지지는 않았을까. 예수님에게서 풍기는 거룩한 분노가 워낙 강렬해 사람들이 감히 뭐라 하지는 못했다고 해도 장사하는 사람들과 예수님 제자들 사이에 멱살잡이나 험악한 말이 오가는 상황 정도는 벌어졌으리라.

예수님은 당신이 받으신 충격을 이런 말로 쏟아내셨다. “기록된 바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칭함을 받으리라 하지 아니하였느냐.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들었도다”(17절). 예루살렘 성전 구역 안에서 장사할 수 있는 것은 특권이었다. 땅 짚고 헤엄치듯 돈을 벌 수 있는 자리였다. 예배를 드리려면 제물을 바쳐야 하는데, 그 제물을 파는 것이니까 손님이야 늘 끊이지 않았다. 성전을 관리하는 제사장들이나 관련된 고위직 사람들이 장사하는 자리를 내주고 커미션을 받았다는 역사적인 근거들이 있다.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를 이용해 돈을 벌고 음성적으로 관행적인 수수료를 받았던 것이다. 마음의 순수함이 신앙의 본질이라고 가르치신 예수님의 눈에 불이 난 것은 당연했다.

예수님이 보기에 그들은 칼만 들지 않았지 강도였다. 아름답게 치장된 성전이지만, 감동적인 연출로 종교 예식이 진행되고 있는 곳이지만, 사제들이 귀한 예복을 입고 움직이는 곳이지만 예수님 눈에는 다 가식이었다. 하나님을 이용해먹는 사람들이었다. 예배에는 관심이 없고 그걸 이용해 돈 버는 데만 눈이 벌게진 사람들이었다. 사제복 속에 감춰진 추악한 사람 냄새에 예수님은 치를 떨었다. 땅에 떨어져 짓밟히고 있는 하나님의 이름을 보며 예수님 심장은 갈가리 찢겼다. 예수님의 도발적인 행동과 말에 제자들은 어쩔 줄 몰랐다. 위험이 닥칠 것이다. 목숨이 온전하지 못할 것이다. 여러 사람이 피를 볼 것이다.

예루살렘에 사는 예수님의 추종자 가운데 하나가 대제사장 집 종에게 줄을 대어 상황을 살폈다. 예수님이 제자들하고 성 밖으로 나가고 있는데 가룟 유다에게 말이 전해졌다. 예수를 죽이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 상황이 11장 18절 전반에 이렇게 남아 있다.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듣고 예수를 어떻게 죽일까 하고 꾀하니…”. 저무는 석양에 성전 건물은 아름다운데 제자들 마음은 무겁게 눌려 있었다. 예수님은 당신의 마지막 몇 걸음을 깊이 생각하고 계셨다.

지형은 목사 <성락성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