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대기업 손자손녀, 자기 돈 내고 급식해야”…민주 우회적 비판

입력 2011-01-14 22:24


이명박 대통령이 14일 무상급식은 일종의 포퓰리즘이며, 이에 반대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 불광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열린 ‘2011년 여성계 신년인사회’에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보육은 이미 사실 무상보육에 가까이 갔다”며 “아주 부자 아니면 중산층 전원 다 보육비를 대준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나는 대기업 그룹의 손자손녀는 자기 돈을 내고 (급식)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사람들 손자손녀는 용돈을 줘도 10만원, 20만원 줄 텐데, 5만원 내고 식비 공짜로 해준다면 오히려 그들이 화가 날 거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나도 정치를 해보니까 정치는 반드시 합리적으로 되는 게 아니다. 선거철이 돼 급하면 포퓰리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무상급식 주장을 선거철을 의식한 포퓰리즘으로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확대 해석하자면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의 ‘무상급식 논쟁’에서 오 시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의 무상급식 반대는 오랜 지론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신년 특별연설에서도 “한정된 국가 재정으로 무차별적 시혜를 베풀고 환심을 사려는 복지 포퓰리즘은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다. 복지 포퓰리즘은 재정위기를 초래해 국가의 장래는 물론 복지 그 자체를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대신 ‘필요한 사람에게 촘촘한 혜택’을 주는 ‘맞춤형 복지’를 강조했었다.

한편 김황식 국무총리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면서 “국민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복지사회로 나가기 위해서는 긴 안목을 갖고 복지 범위와 수준을 잘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