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값 14주 연속 상승… 정부 “가격결정 구조 원점서 재검토 할 것”

입력 2011-01-14 22:42

전국 주유소 휘발유의 평균 판매가격이 14주 연속 상승하면서 2년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1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월 둘째 주 무연 보통휘발유의 전국 주유소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ℓ당 5.39원 오른 1822.70원으로 집계됐다. 2008년 8월 첫째 주(ℓ당 1852.01원)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이에 정부는 휘발유 가격을 반드시 잡겠다고 나섰다. 범정부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정유업계가 가격을 왜곡하고 있는지 등을 철저하게 조사하기로 했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정부 과천청사에서 주요 부처 담당자들이 모인 가운데 물가 안정 대책회의를 열고 특별 TF를 구성하기로 했다. 지식경제부가 중심이 되는 이 TF는 석유제품 가격결정 구조를 원점에서 검토하고, 유통구조 문제점을 점검할 방침이다.

임 차관은 “휘발유 등 석유제품은 서민 물가와 직결되는 바로미터로 국제유가 상승 시 휘발유 값이 더 많이 올라가고 국제유가가 내리면 휘발유 값이 더 적게 내리는 가격 비대칭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이어 “서민들에게 휘발유 값은 예민하므로 철저히 상황을 점검하고 석유가격대책을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압박 강도가 심상치 않자 관련 업계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기업인 한국도로공사가 가장 먼저 가격인하에 나섰다. 도로공사는 15일부터 총 167곳이 설치돼 있는 전국 고속도로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와 경유를 각각 ℓ당 20원씩 자율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고속도로 주유소의 기름값은 서울 시내보다 ℓ당 평균 70원 정도 낮아질 전망이다. 서울 시내 휘발유 가격은 14일 기준으로 ℓ당 평균 1883.89원이다.

정유업계도 가격인하를 검토하고 나섰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은 충분히 이해하는 부분”이라며 “정부의 방침이나 지침 등이 세부적으로 제시되면 그에 따른 검토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볼멘소리도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유류세를 내리지 않는 한 정유사와 주유소가 이윤 폭을 줄일 수밖에 없다”면서 “ℓ당 유통마진이 10원 정도인 상황에서 정유사 부담도 간과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찬희 박재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