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108.17 분석] 5일새 1조 순매수…개미들 몰려든다
입력 2011-01-14 22:36
‘개미’들의 힘이 코스피지수를 2100선 위로 밀어올렸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한 지 불과 한 달 만이다. 유가증권시장은 새해 들어 하루를 빼고 매일 신기록을 경신하는 놀라운 활황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18.69포인트(0.89%) 오른 2108.17로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1175조원으로 종전 기록에서 7조원가량이 더 불어났다. 코스피는 지난해 12월 14일 2009.05로 3년1개월 만에 2000선을 재돌파한 지 한 달 만에 2100선을 넘었다.
이날 0.22포인트 오른 2089.70으로 개장한 코스피는 장중 내내 2080선 아래로 밀리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 고용지표 악화를 우려한 외국인이 현물과 선물을 내다팔았다.
선물시장에서 매도세를 보이던 외국인들이 매수로 돌아서 마감을 앞두고 8000계약에 달하는 선물매수를 쏟아냈다. 무엇보다 이날 2100선 등정에는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큰 몫을 했다.
외국인은 1437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개인투자자는 1801억원, 기관은 19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개인은 전날 6389억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개인이 지난 10일부터 5거래일새 순매수한 금액은 1조원을 뛰어넘는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외국인과 기관이 장을 떠받치며 주가 상승을 이끌어왔다면 앞으로는 최근 증시 주변을 맴돌기만 했던 개인들이 자문형랩 등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에 적극 가담할 것으로 보인다며 증시 주변 유동성이 당분간 약화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올 들어 증시는 연일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첫 거래일인 지난 3일 코스피는 2070선에 오르며 역사적 고점(2064.85)을 돌파하더니 4일 2085.14, 7일 2086.20, 11일 2088.32, 12일 2094.95로 고점을 높이며 차곡차곡 기록을 쌓아왔다.
이 같은 꾸준한 기록 행진은 국내 증시가 ‘골디락스(Goldilocks)’ 장세에 들어섰다는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골디락스란 저물가 속에서 고성장을 이어가는 경제를 의미하는 것으로, 증시에서는 과열 없이 차분한 상승 랠리를 이어간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신영증권 김세중 이사는 “옵션만기 물량, 자문형랩 자금 유입 등 수급 측면에서 변동요인이 있음에도 주가가 별다른 반응 없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며 “연일 기록을 세운다는 것은 그만큼 상승 동력이 강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나 증시 상승세는 분명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묻지마 투자’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신흥시장들의 금리 인상을 통한 긴축을 의식한 외국인들이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미국 등 선진국 시장으로 갑자기 눈을 돌릴 경우 개미들이 증시에서 상투를 잡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