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로 노인장기요양보험 지출 매년 6600억 증가

입력 2011-01-15 20:00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노인장기요양보험 지출이 연 평균 6600억원씩 늘어나며 20년 뒤엔 15조7000억원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출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여 지금부터라도 요양보험 재정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요양보험 재정에 빨간불이 켜지면 세금으로 메우거나 보험료를 올릴 수밖에서 없어 국민 부담이 커지게 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은 14일 ‘노인장기요양보험 중장기 재정운용 전망과 정책 과제’ 보고서에서 요양보험료 지출액이 지난해 2조5036억원에서 2030년엔 15조6653억원으로 6.3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단순 계산하면 매년 6580억원씩 지출 규모가 커지는 셈이다.

보험 지출액 증가는 인구 고령화 때문이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지난해 전 국민의 11%(536만명)에서 2030년 24%(1181만명)로 배 이상 늘어나고 노인성 질환자도 급증할 전망이다. 연구원은 요양보험 수급자가 지난해 31만명에서 2030년 102만명으로 3.3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원은 2015년까진 요양보험 수입액이 지출보다 연 평균 454억원 많아 재정 흑자가 유지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연도별로 나눠 관리비를 제외한 연평균 지출 증가액을 계산하면 2011~2015년엔 2999억원에서 2016~2020년엔 3987억원, 2021~2030년엔 9669억원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0~2015년 연평균 수입 증가액은 3137억원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이후 수입 규모는 데이터 부족으로 산출하지 못했지만, 재원인 국민 보험료와 정부 지원금을 무작정 늘릴 수 없는 상황이어서 2015년 이후엔 급증하는 지출 규모를 감당하기 어려워 적자로 돌아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인덕 부연구위원은 “인구 고령화로 요양보험 대상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어 보험료 지출 급증은 당연하다”며 “그렇다고 제도를 예산에 꿰맞출 게 아니라 재원 확충 방안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고령이나 노인성 질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집이나 시설에서 장기요양요원으로부터 식사·세탁 등 일상생활을 도움받는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다. 2008년 7월부터 시행됐다. 재원은 국민건강보험과 별도로 국민이 내는 보험료와 정부 지원금으로 충당된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