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 “남북대화 가능”…한·미 국방장관 회담서
입력 2011-01-14 22:06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14일 “북한의 추가도발에 충분히 대응하고 대책을 협의해야겠지만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다음 단계로 외교적 협상이 가능하고 남북 직접대화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게이츠 장관은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회담 모두발언에서 “북한과의 대화가 생산적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이 진정성 있게 나온다면 6자회담 재개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이츠 장관은 다만 “북한은 도발을 중단해야 하며, 국제사회의 의무를 다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전제 조건을 달았다. 지난 9일부터 중국과 일본 방문을 마치고 방한한 게이츠 장관의 ‘남북 대화 가능’ 발언은 미국이 지난해 천안함·연평도 사태 이후 경색된 남북 관계 개선과 6자회담 재개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북한의 진정성이 확인돼야 대화가 가능하다”며 “오히려 우라늄 농축프로그램(UEP)과 장거리탄도미사일(ICBM) 문제 등에서 한·미 내부에는 강경 기류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청와대를 예방한 게이츠 장관에게 “북한이 저렇게 공개적으로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과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을 보면, 꾸준히 해온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내년 4월 북한의 강성대국 발표가 예정돼 있다. 따라서 금년이 남북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시기”라며 “양국이 함께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양국 국방장관은 회담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앞으로도 계속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남도영 기자,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