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바람 잠잠 텃세는 있어도 실력은 없다… 예선전으로 본 아시안컵 판세
입력 2011-01-14 17:55
조별 예선리그 반환점을 돈 2011 아시안컵 축구에 중동의 몰락이 이어지고 있다.
월드컵 4회 연속 진출로 중동 축구의 맹주로 군림해왔던 사우디아라비아가 본선 진출 16개국 중 가장 먼저 짐을 싸는 등 중동의 하락세가 뚜렷하다.
사우디는 13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 라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B조 2차전에서 전반 42분 바하 압델라흐만에게 골을 허용하며 0대 1로 패했다. 10일 시리아에 1대 2로 패했던 사우디는 2연패를 기록하며 8강 탈락이 확정됐다.
최근 7번의 아시안컵에서 우승 3회, 준우승 3회 등 최고의 성적을 올렸던 사우디 입장에선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시리아전 패배로 후 감독 교체라는 극약처방까지 내렸지만 효과가 없었다. 특징으로 내세우던 선수들의 탄력 넘치는 스피디한 공격력은 자취를 감췄고 수비 역시 한 수 아래로 분류되던 시리아, 요르단에 무너졌다.
사우디 외의 다른 중동팀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동팀간 대결을 제외하고 비중동팀과 싸워 이긴 중동팀은 13일 중국을 2대 0으로 이긴 카타르가 유일할 정도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중동팀의 성적은 대체로 좋지 못하다.
특히 이 같은 결과는 개최지 이점을 살린 중동의 텃세에도 불구하고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중동의 몰락은 더욱 크게 보인다.
반면 우즈베키스탄과 동아시아국가의 성적은 대체로 양호했다.
A조에서 우즈베키스탄은 개최국 카타르와의 개막전을 2대 0으로 마무리한 데 이어 쿠웨이트까지 2대 1로 꺾으며 2연승을 달렸다. 중국이 카타르에 일격을 당하긴 했지만 역시 첫 경기에서 1980년 대회 우승팀 쿠웨이트를 2대 0으로 이겼다. B조에서는 유일한 비중동팀 일본이 사우디의 몰락 속에 1승 1무로 1위를 기록 중이다. C조에서도 한국이 바레인을 꺾으며 23년 만에 아시안컵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D조에선 북한이 아랍에미리트(UAE)와 무승부를 기록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