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청년선교에 앞장서는 성남 흰돌교회… 여성편견 극복 이재희 목사 사역 15년

입력 2011-01-14 17:37


경기도 성남 태평동의 흰돌교회 예배는 언제나 역동적이고 힘이 넘친다. 이재희 담임목사가 여성이어서 부드럽고 차분한 설교를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강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성령의 임재를 강조하는 이 목사의 메시지는 성도들에게 영적 도전과 신앙의 결단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제 목회철학은 예배에 전심전력을 다하는 것입니다. 성도들이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임재를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영적전쟁에서 항상 승리하는 성도들이 되도록 믿음을 키워주어야 합니다.”

예배에 성공해야 삶과 신앙도 성공한다는 이재희 목사는 올해로 사역 15주년을 맞았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주님의 말씀에 순종, 가난하고 고통받는 장애인, 빈민들과 공동체생활을 하며 예배를 드린 것이 흰돌교회의 시작이다.

“그간 참 힘들었고 고난도 많았습니다. 여성목회자이기에 감수해야 하는 부분도 적지 않았구요. 그렇지만 언제나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무릎으로 목회를 했는데 하나님이 긍휼을 베풀어 주신 것 같아요. 목자로서 양떼에게 어떤 꼴을 준비해 먹여야 하는가가 제겐 항상 큰 숙제입니다.”

흰돌교회는 건물 2층이 성전이고 3∼4층에 수십 개의 작은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창립부터 지금까지 교회가 갈 곳 없는 장애인, 극빈자, 사업실패자, 행려자들에게 무료로 숙식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지원 없이 교회가 이 일을 하는 것에 대해 이 목사는 “하나님이 원하시고 기뻐하시기 때문”이라고만 짧게 답했다.

평범한 교회 집사였던 이 목사는 처음엔 하나님이 ‘주의 종’으로 택하는 강권적인 부르심에 불순종했고 허락하신 신유은사도 거부했다. 그러나 딸의 질병 앞에서는 모든 것을 내려놓지 않을 수 없었고 산 속에서 1년 넘게 기도하면서 영적훈련을 쌓아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된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항상 요구하시는 것이 있습니다. 낮아짐 속의 겸손과 철저한 회개, 이웃을 향한 섬김, 간절한 기도, 영혼을 사랑하는 전도입니다. 이것은 어느 날 갑자기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나를 비워내는 훈련을 거치며 하나 둘 쌓여지는 선물이기도 합니다.”

전국 지교회를 돌며 설교하고, 교회가 설립한 총회신학연구원에서의 강의와 해외집회 등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바쁜 이 목사가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청소년과 청년 전도다. 메시지 흡수가 빠르고 하나님 사역에 기꺼이 헌신하고 선교에 올인하는 청년들을 볼 때마다 가슴 뭉클한 보람을 느낀다. 그래선지 흰돌교회 성도 중 청년이 차지하는 비중이 30%가 넘는다.

흰돌교회의 역사는 짧지만 그동안 이뤄낸 목회열매는 풍성하다. 현재 성남 본 교회 외에 광주, 순천, 김해, 영양, 사량도에 흰돌교회 지교회가 설립돼 있다. 캄보디아 프놈펜과 중국 창춘에도 교회를 개척했다.

이 목사는 요즘 한국교회를 위해 눈물의 기도를 하고 있다. 권위주의와 외형, 물질, 숫자에 교회의 본질을 빼앗겼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또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구제역의 전국 확산 등이 하나님이 교회를 향해 엎드려 회개하고 기도하라는 음성으로 받았다는 이 목사는 지금이야말로 하나님의 영적 군사들이 많이 일어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전체 기도시간 중 하나님께 요구하는 기도들을 뺀, 남은 시간 백분율이 바로 내 신앙지수입니다. 우리 모두 십자가 보혈의 공로를 얻은 존귀한 자들로 하나님의 사랑 안에 충만히 들어가 있는지 스스로 점검하길 바랍니다.”

현 성전이 너무 좁아 교회 이전을 준비하며 기도하고 있는 흰돌교회(whitestone.or.kr)는 외형보다 속이 알찬 교회가 되길 희망한다. 그래서 시대가 요구하는 하나님의 사명자를 일으키고, 나눔과 섬김의 본을 제시하며, 하나님의 은혜가 풍성한 영적공동체로 자리매김하길 전 성도가 기도하고 있다(031-754-5125).

성남=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