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와의 전쟁] 대통령 유가 인하 지시에 정유업계 “ℓ당 10원 남는데” 푸념
입력 2011-01-13 18:38
정유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여러 물가에 영향을 주는 기름값의 경우 유가와 환율 간 변동관계를 면밀히 살펴 적정한 수준인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등 기름값 인상에 따른 비판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정유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수익은 대부분 수출에서 얻는다. 국내 주유소에 공급해 봐야 수익이 ℓ당 10원 정도밖에 안 된다”면서 “뭘 해야 할지, 뭘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겠지만 참 답답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내 기름값의 절반은 세금인데 여기에 대한 대안은 없고 정유사 비판만 있다”고 푸념했다.
한편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경유제품 국제거래가격은 배럴당 110.20달러까지 올랐다. 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등유와 휘발유도 배럴당 각각 110.70달러, 105.26달러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12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가격도 전일보다 배럴당 2.41달러 오른 94.23달러를 기록했다. 2008년 9월 26일 가격인 95.76달러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지난주 평균값보다 4.15달러, 지난해 평균보다는 무려 16.11달러 비싸다.
포르투갈이 성공적으로 국채발행을 마치면서 유럽발 위기 우려가 줄고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데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가가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 곳곳의 이상한파로 인한 석유제품 수요 증가도 가격 상승의 한 요인으로 꼽혀 당분간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