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와의 전쟁] 새해 첫 옵션만기일 겹쳐 ‘출렁’

입력 2011-01-13 18:37

금융시장이 13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새해 첫 옵션만기일 등 대형 이슈가 겹치면서 크게 요동쳤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일제히 큰 폭으로 인상하고 나서 가계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사상 처음으로 2100선을 돌파했다가 예상 밖 기준금리 인상에 2090선으로 물러났다. 이후 공방을 벌이던 지수는 장 막판에 옵션만기를 맞아 쏟아진 1조원 대 매물 ‘폭탄’에 2080선까지 밀렸다. 코스피지수는 결국 전날보다 5.47포인트(0.26%) 내린 2089.48에 마감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 이사는 “지난해 연말 배당수익을 노리고 들어온 프로그램 매수세가 일시에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프로그램 매물은 무려 1조2515억원이 쏟아졌다. 지난해 11월 11일 ‘옵션쇼크’ 당시 9314억원을 웃도는 사상 최대 금액이다. 김 이사는 “이 정도 프로그램 매물이면 지수가 크게 떨어져야 하지만 소폭 조정에 그쳤다”며 “그만큼 투자 심리가 낙관적인 전망에 쏠려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증시가 옵션만기에 출렁였다면, 채권 및 외환시장은 한은의 금리 인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20원 내린 달러당 1114.2원에 거래를 마쳤다. 포르투갈의 무난한 국채발행으로 유로화 가치가 급등하고 달러값이 떨어진 데다 기준금리 인상까지 더해져 원화 강세 환경이 조성됐다.

금리 인상으로 채권금리는 곧바로 치솟았다. 이날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 대비 0.10% 포인트, 5년물 금리는 0.07% 포인트 급등했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연 2.98%로 전날보다 0.18% 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CD에 연동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에 나섰다. 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연 4.73∼6.03%로 올렸다. 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연 6%대를 넘은 것은 1년 만에 처음이다. 외환·하나은행은 14일부터, 신한은행은 18일부터 각각 0.18% 포인트 올린 대출금리를 적용키로 했다. 이들 은행은 그러나 예금금리 인상여부는 추후 시장상황을 보고 결정키로 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