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대표 차남 서울대 로스쿨 특혜 입학”… 또 묻지마 폭로전

입력 2011-01-14 00:18

정치권의 무책임한 폭로가 새해 들어서도 재연됐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의 차남이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특혜 입학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150명 정원인 서울대 로스쿨이 (예비합격) 후보자 2명을 합격시켰는데, 추가자 순번이 1번과 2번이 아니라 1번과 7번이었다고 한다”며 “문제는 7번이 안 대표의 둘째아들이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대 법대 출신인 이 의원은 이러한 내용을 학교 후배들로부터 제보 받았다고 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이 의원의 제보는 정확하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서울대는 기자회견을 열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백순근 입학관리본부장은 “2009학년도 신입생 선발 당시 일반전형 합격자 140명 중 5명이 등록하지 않았다”며 “예비합격자 중에서 성적순으로 5명을 충원했는데 그 가운데 2위가 안 대표 아들이었다”며 예비합격자 명단을 공개했다.

문제는 서울대 입시와 로스쿨 제도 전반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을 기본적인 사실 확인도 없이 단순한 정치공세 차원에서 제기한 점이다. 서울대는 “이 의원이나 민주당 측에서 관련 자료를 요구하거나 사실 확인을 요청한 적도 없었다”고 밝혔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의 조국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완전히 오보”라며 “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 등을 통해 사실을 확인하는 것은 권한이나 분명한 확인 없이 치고 나가는 것은 자제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은 “근거 없는 허위 사실로 안 대표와 차남의 명예를 훼손한 박 원내대표와 이 의원은 즉각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또 박 원내대표와 이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키로 했다. 안 대표는 “허위 사실로 자식까지 욕보이는 정치 현실이 안타깝다. 슬프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석현 의원은 “일단 서울대의 공식 입장을 존중하고 받아들인다”면서 “확실한 진상을 아직 알 수 없어 더 이상 말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어이없는 X볼을 찼다” “헛발질로 정동기 낙마 효과를 하루 만에 다 까먹었다”는 자조와 탄식이 터져 나왔다.

한장희 임세정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