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식은 ‘사랑의 집짓기’… 모금회 비리 여파 후원금 격감, 공사 마무리 못해
입력 2011-01-13 17:45
지난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비리사건 이후 이웃돕기 성금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사랑의 집짓기 사업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국해비타트 전남동부지회는 지난해 8월 광양시 광양읍 우산리 백운산 자락에 착공한 92㎡(28평형) 규모의 사랑의 집 10가구가 현재 외부 골조만 마무리되고 내부 공사를 거의 못한 채 공사가 중단돼 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공금 유용 사건 이후 기부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확대되면서 해비타트에 대한 후원금도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해비타트 전남동부지회에 기탁된 후원금은 2009년 광양에 사랑의 집 20가구를 지을 당시 13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엔 7200만원에 그칠 정도로 급감했다.
해비타트 전남동부지회는 지난해 사랑의 집 10가구를 짓는 데 토지보상비를 포함한 총공사비가 1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이를 해비타트 자체 예산과 이사장 출연금외에 개인 후원금 3억7000여만원으로 충당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후원금 기탁이 턱없이 줄어들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공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다 일을 돕겠다고 찾아오는 자원봉사자들의 발길도 크게 줄었다. 자원봉사자 수는 2009년 7400명이었으나 지난해엔 2400명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공사가 지연되자 입주 예정자들은 현장에 출근하다시피 하며 현물로 후원받은 자재로 공사에 직접 나서보지만 역부족인 실정이다.
완공이 늦어지면서 당초 지난해 말 공사가 마무리되면 입주하려던 10가구는 현재 세들어 살고 있는 집을 비워달라는 독촉에 시달리며 애만 태우고 있다. 입주 예정자 박모(48)씨는 “현재 살고 있는 집 주인이 지난해 연말에 집을 비워달라고 하는 걸 겨우 설날까지 연기해 놓았다”며 “하루빨리 다시 공사가 시작돼 완공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광양=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