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필사 끝내자 핍박하던 남편이 박수쳤어요”

입력 2011-01-13 18:08


허동욱 삼양감리교회 장로 89명 간증모아 ‘…하늘사다리’ 출간

“너무 힘이 들어 그만둘까 망설이다가…쓰고 나면 마음이 평안하고 가슴 가득히 안겨오는 하나님의 위로의 말씀을 체험했습니다.” “걷잡을 수 없는 기쁨이 오면서 아픈 것도 잊고 쓰기 시작했습니다… 밖에 나가나 집에 있으나 머릿속은 오직 성경 쓸 생각뿐이었습니다.”

1993년부터 성경옮겨쓰기운동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는 서울 미아동 삼양감리교회(정진권 목사) 성도들이 필사 과정에서 받은 은혜와 감동의 체험이 책으로 출간됐다. 지난해까지 성경옮겨쓰기운동본부장을 지낸 이 교회 허동욱 장로가 엮은 ‘성경필사는 주님을 만나는 축복의 하늘사다리’다.

두 권으로 이뤄진 책의 ‘하’권은 성경 전체 또는 일부를 필사한 성도 89명의 간증을 담고 있다.

신앙생활을 핍박하던 남편이 신약 필사를 마치자 박수를 쳐 주며 구약 필사까지 권했다는 이야기, 자녀들에게 ‘엄마 대단하다, 최고!’라는 말을 처음 들어봤다는 고백, 쓰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걱정과 고민들이 자연히 해소되더라는 증언 등이 페이지마다 가득하다.

배국지 권사의 고백은 성경 필사의 유익을 압축해서 설명한다. “그동안 성경을 많이 읽는다고 했지만 말씀 가운데 숨겨진 참뜻을 깨닫지 못하고 건성으로 읽었구나 하는 것을 나 스스로 발견했습니다. 말씀이 새롭게 가슴에 와 닿을 때마다 시작하기를 잘했구나, 이런 말씀도 있었구나 하면서 기쁨이 넘칠 때가 많았습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는 자는 여호와시라”(잠 16:9) “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3)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불이요, 내 길에 빛이니라”(시 119:105) 등은 필사하는 데 힘이 된 구절들로 많이 소개됐다.

초등학교 시절 필사한 잠언의 영향으로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한 이들의 고백도 재미있다. 엄마가 받침 하나하나를 불러주는 것을 받아쓰며 필사했다는 유치원생은 “여덟 살 언니, 오빠보다 한글을 잘하는 한글대장이 됐다”고 자랑스러워한다.

책을 엮은 허 장로는 “필사자 중 시간 여유가 있거나 신체가 건강한 사람은 별로 없고 오히려 새벽시장에서 장사하거나 개구쟁이 자녀를 돌보며 틈틈이 쓴 이, 불편한 몸으로 돋보기를 쓰고 옮겨 쓴 노인 등이 더 많았다”고 전했다.

허 장로는 책 ‘상’권에서 성경필사의 필요성과 유익, 필요한 정보 등을 정리했다. 구체적인 필사 준비 부분에서는 “가장 좋은 시간과 장소를 확보하라” “글씨 크기와 관주, 번역 방식 등을 고려해 필사할 성경을 고르자” “참고서로 주석 성경과 성구 사전을 준비하자” 등 조언을 전한다. 그는 “성경 필사를 결심하는 이들을 위해 이 책을 무료로 나눠주고 싶다”고 말했다(02-594-8762).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