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의 바둑이야기] 2011 세계대회 즐기기

입력 2011-01-12 18:39


2010년 한국바둑은 이창호 9단과 이세돌 9단을 제외한 허리층이 약하다는 평가를 말끔히 씻어냈다.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남자단체와 여자단체가 금메달을 차지했고, 농심배와 정관장배(여류기전)마저 우승하며 단체전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개인전은 중국에게 다소 밀린 상황이다. 남자개인전은 BC카드배에서 이세돌 9단이 중국의 창하오 9단을 꺾고 우승했고, 중국이 주최한 제1회 궁륭산병성배에서는 한국여류바둑계의 여전사 박지은 9단이 초대 우승을 차지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기전에서는 중국세에 밀렸다. 중국랭킹 1위인 콩지에 9단이 LG배에서 이창호 9단, 후지쯔배에서는 이세돌 9단을 연파했다. 콩지에 9단은 TV아시아선수권전에서도 일본의 유키사토시 9단을 꺾으며 세계대회 3관왕에 올랐다. 그는 ‘콩지에 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한국을 위협하며 부지불식간에 세계정상의 자리를 차지했다.

이처럼 한국과 중국의 팽팽한 승부가 펼쳐지는 가운데 2011년 상반기 세계대회가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가장 먼저 열린 대회가 정관장배다. 한·중·일 3국의 연승대항전으로 각국의 여자대표 선수 5명이 연승전으로 펼치는 단체전이다.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1차전이 열렸고, 3월에 2차전으로 승부가 결정된다.

뒤이어 남자 단체전 농심배 3차전이 시작된다. 역시 한·중·일 3국의 연승대항전으로 한국은 최철한 9단과 이창호 9단, 중국은 콩지에 9단과 저우루이양 5단, 일본은 유키사토시 9단이 남아있다. 오픈제와 상금제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BC카드배도 열린다. 프로아마 통합예선전으로 치러지는 BC카드배는 지난해 이창호9단이 아마추어에게 패하며 충격을 주었던 기전으로 또 다시 새로운 스타를 기대하게 한다.

2∼3월에는 BC카드배가 이어지는 가운데 LG배 우승자가 결정된다. 지난해 중국의 콩지에 9단과 신인 퍄오원야오 5단이 결승에 진출해 중국 집안대결로 펼쳐진다. 이어 중국의 초상부동산배가 열린다. 아시안게임과 비슷한 5인 1조의 단체전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중국으로서는 아시안게임의 패배를 설욕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4∼6월에는 일본이 주최하는 후지쯔배가 새로운 모습을 드러낸다.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제한시간을 줄이고 빠른 진행으로 최근 흐름에 맞게 변화되었다. 이어 ‘아시아 최고의 빠른 손’을 가리는 TV바둑 아시아선수권전으로 승부가 이어지며 한시도 쉴 틈을 주지 않는다. 올 한해도 한국이 세계바둑 최강국임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프로 2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