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기 낙마] 여 “당·청 한몸” 문책론 일축-야 “청문회 저격 5관왕” 희색

12일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사퇴에 대해 한나라당은 “고뇌 어린 결단”이라고 평가하면서 당·청 갈등이나 청와대 인사책임자 문책론 등으로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다.

사실상의 ‘반란’을 주도했던 안상수 대표는 당 중앙위 신년하례회에서 “정 후보자 사퇴 문제는 일단락됐고 당·청 간 특별한 갈등도 없었다”고 말했다. 문책론에 대해선 “책임은 무슨 책임이냐”고 일축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도 “당·청은 한 몸이고 정 후보 사퇴로 문제는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모두가 걱정하는 레임덕 현상을 막기 위해 우리 스스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승규 의원은 “대통령 레임덕으로 몰아가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며 “당·청 소통을 통해 이견을 해소하고 건강한 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사필귀정이라며 환영했다. 정국 주도권을 쥘 적기를 잡았다고 판단한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사과와 청와대 인사라인 문책을 주장하며 공세에 나섰다. 아울러 민간인 불법사찰 개입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및 특검을 요구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라디오 방송에서 “상처가 날 만큼 나고 오늘에야 사퇴를 하면 국민이 감동하겠는가”라며 “검증을 잘못한 청와대 비서실 책임자들이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정 후보자 낙마가 한나라당이 아닌 자신들의 성과임을 강조하는 데에도 힘을 기울였다. 차영 대변인은 “정 후보자 사퇴는 국민과 야당이 끌어낸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2009년 7월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중도탈락을 위시해 인사청문 후보자 5명의 낙마를 연달아 성공시키는 ‘기록’을 세웠다며 자축하는 분위기다. 사령탑인 박 원내대표가 스스로를 ‘청문회 낙마 5관왕’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떠나는 사람은 말이 없어야 하는데 너무 말이 많다 보니 떠나는 뒷모습도 아름답게 보이지 않아 유감”이라고 꼬집었다.

김호경 기자 hk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