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카드대란 징후?… 당국, 카드사 압박 왜

입력 2011-01-12 21:44


‘카드대란 위험 징후?’

금융당국이 최근 신용카드 업계에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아직 연체율은 낮지만 저금리 속에 카드론 등 현금대출 부문의 급증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 긴장하고 있다. 현금대출 이용자 중 저신용자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데다 시중 금리가 인상 쪽으로 방향을 털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불안요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 시장은 최근 급성장을 거듭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381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했다. 특히 전업카드사는 같은 기간 실적이 25.4%나 폭등했고, 영업이익도 약 2조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10.3%나 증가했다.

반면 카드업계의 전체 연체율은 2009년 이후 1%.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연체율도 같은 기간 각각 2.43∼4.04%, 2.28∼5.61%다. 사실상 자산건전성 악화를 의심할 만한 뚜렷한 지표가 없는 셈이다. 오히려 카드시장이 우량시장으로 탈바꿈하면서 은행들이 잇따라 카드사 분사를 검토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국내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서민금융상품이 잇따라 출시된 데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등 신용대출 위험도(크레디트 리스크·Credit risk)가 크게 올랐다는 것이다. 여기에 카드업계의 현금대출마저 급증하고 있다.

실제 카드업계 현금대출(현금서비스+카드론) 실적은 2009년 1분기 25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26조9000억원으로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1∼3분기 현금서비스 잔액은 전년 동기대비 1.9%(1조2000억원) 감소한 반면 카드론은 같은 기간 40.1%(5조1000억원)나 폭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업계가 금리를 낮추고 영업을 확대하면서 카드론 실적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 경우 대체적으로 저신용자들이 혜택을 입게 되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13일부터 2주간 진행될 일제 조사에서도 개인별 한도설정, 심사의 적절성, 모집 실태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

카드업계의 출혈경쟁도 요주의 대상이다. 하나SK카드의 외환카드 인수, KB카드의 분사로 인해 현대·삼성카드를 포함한 2위 경쟁에서 과도한 출혈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카드업계의 수익 대비 마케팅비 비중은 2009년 1분기 18%에서 지난해 3분기 25%까지 늘어났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