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샤넬 가방 든 여자 쫓아내”… 외교부 영사 업무 왜 이러나

입력 2011-01-13 20:56

국제결혼한 교민이 현지 대사관을 찾았다가 영사로부터 위협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싱가포르 대사관 등에 따르면 홍모씨는 여권 갱신을 위해 전날 오후 대사관을 찾았다. 홍씨는 불친절한 담당 직원에게 불만을 토로하던 중 상황을 파악하려는 정모 영사에게 대사를 만나게 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정 영사는 “아줌마, 청와대 간다고 다 대통령 만나는 줄 알아. 나 영산데 당신 대사 못 만난다”고 했다고 홍씨는 주장했다.

홍씨가 재차 따지자 정 영사는 “야, 경비 불러. 저 샤넬 가방 든 여자 쫓아내”라며 빌딩 경비원 3명을 불렀고, 담당 직원에겐 “저 여자 말 녹취하고 여권 프로세스 홀딩(중지)시켜”라고 지시했다. 홍씨는 “큰 덩치의 경비에 둘러싸여 함께 간 열한 살 난 아들이 겁에 질렸고, 나도 무서워 도망치듯 나왔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한 교민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여자에게 영사라는 사람의 행동이 너무 과격해 나도 항의했다”며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느껴졌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영사는 “홍씨가 ‘영사는 필요 없다’며 소란을 피워 정상적인 업무가 마비돼 경비를 불렀다”면서 “홍씨와 몇 마디 나눈 적도 없고 막말을 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리비아에 억류 중인 선교사 구모씨와 농장주 전모씨의 재판이 11일 또다시 연기됐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10월 “재판 없이 풀려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지난달 17일 열릴 예정이던 재판은 지금까지 4차례나 연기됐다. 전씨 가족은 한국 정보당국과 리비아 간 마찰로 암 투병 중인 전씨가 죄도 없이 귀국하지 못해 치료시기를 놓치고 있다며 우리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을 검토 중이다.

이성규 이도경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