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없이 사형선고” 정동기, 불만 속 떠났다… 12일 만에 결국 사퇴
입력 2011-01-12 22:10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12일 자진 사퇴했다.
정 후보자는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연수원 후보자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족한 사람이 감사원장 후보자로 지명돼 각종 논란이 제기된 데 대해 그 진상이 어떻든 간에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감사원장에 지명된 지 12일 만이며, 2000년 감사원장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이후 청문회를 하기도 전에 사퇴한 첫 사례다. 정 후보자가 사퇴함에 따라 한나라당의 정 후보자 부적격 결정으로 촉발됐던 당·청 갈등은 일단 해소됐다.
정 후보자는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도 정치권과 언론에 불만을 강하게 표출했다. 그는 “이번 감사원장 후보자 지명을 계기로 저의 경력과 재산 문제뿐 아니라 개인의 모든 사생활이 정치적 이해에 따라 악의적으로 왜곡되고 철저하게 유린됐다”며 “청문회 없이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재판 없이 사형 선고를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 후보자의 사퇴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정 후보자의 사퇴 기자회견문을 읽은 뒤 안타까움을 표시했다고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청와대는 정 후보자가 사퇴함에 따라 후임자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고위 공직자에 대한 인사검증은 상시적으로 진행돼 왔다”며 “후임자 선정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 후보자가 전관예우 및 청와대 비서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낙마한 만큼, 후임 감사원장은 도덕성과 측근 배제가 최우선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무제 전 대법관, 안대희 대법관, 이명재 전 검찰총장, 김성기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 위원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청와대는 또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여당인 한나라당과의 소통을 강화키로 하고 대책을 마련 중이다.
남도영 김남중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