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배아줄기세포로 혈소판 생성… 차병원그룹 정형민 박사팀 첫 성공

입력 2011-01-12 19:11


국내 연구진이 인간 배아줄기세포로 혈액의 구성성분 중 하나인 혈소판을 생산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2009년 같은 방식에 의해 적혈구를 생산한 데 이은 성과여서 향후 인공혈액 상용화에 한 발 더 다가섰다는 평가다.

차병원그룹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의 미국 현지 자회사 ‘스템 인터내셔널’의 정형민(사진) 박사팀은 불임 치료 후 남은 수정란에서 추출한 인간 배아줄기세포주로부터 혈소판을 분화 유도했으며 이렇게 배양된 혈소판이 정상 혈액의 것과 구조적, 형태학적으로 동일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은 ‘셀 리서치’ 온라인판에 이날 게재됐다.

적혈구와 함께 수혈의 가장 중요한 세포로 이용되는 혈소판은 혈액응고와 상처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혈소판은 혈액형과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이식할 수 있다. 적혈구도 Rh-와 O형으로 만들면 모든 이에게 수혈 가능하다. 때문에 최근에는 적혈구와 혈소판 등으로 분리해서 수혈하는 추세다.

정 박사는 “무한대 증식 능력을 갖고 있는 배아줄기세포로 인공 적혈구와 혈소판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갖게 된 데 의미가 있다”면서 “수년 내 전 세계 누구나 수혈 가능한 안전한 인공혈액을 공급해 혈액 부족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