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전도다” 인천 부광감리교회… 104개 전도단 운영, 말씀전파에 최우선
입력 2011-01-12 17:46
김상현(53) 목사는 2004년 인천시 부평1동 부광감리교회에 부임했다. 당시 교회 출석성도는 1500명. 김 목사는 50년이 넘은 전통 교회를 전도중심 교회로 바꾸겠다고 선포했다. 그로부터 6년, 출석성도는 3500명으로 늘었다. 매년 11∼12%씩 성장했다. ‘수적 정체기’ ‘신뢰도 하락’ 등 요즘 한국 교회에 따라붙는 꼬리표는 ‘남 얘기’일 뿐이다.
“지금 한국 교회가 봉사와 구제 같은 사회활동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방향을 잘못 잡은 느낌입니다. 교회는 전도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교회의 고유 미션은 복음전파, 즉 전도라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 목회자들은 이 같은 교회의 고유 미션을 강조하지 않는다는 게 김 목사의 설명이다. 이유는 이렇다. 사회봉사는 쉬운데다 인정을 받지만 전도는 힘든데다가 인정도 받지 못한다고 목회자들이 여기기 때문이란 것.이런 경향에 대해 김 목사는 그건 전도를 안 해보고 하는 소리라고 말한다. “공부가 제일 쉽다고 하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는 ‘앉아 있으면 된다’는 겁니다. 전도도 마찬가지입니다. 나가면 됩니다.”
요즘 전도가 잘 안된다는 통념에 대해서도 김 목사는 ‘핑계’라고 일축했다. 부광감리교회의 예를 들었다. 이 교회에는 지난 한 해만 796명이 새로 등록했다. 그 중 100여명은 길거리, 시장, 병원전도를 통해서다. 나머지는 관계전도를 통해서 이 교회에 연결됐다. 김 목사는 “한국 교회가 전도를 아예 하지 않으면서 ‘전도가 안된다’고 말만 하고 있다”며 “한국 교회는 지금 전도에 대해 깊은 패배주의의 함정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전도중심 교회라고 해서 전도에 대해 뜨거운 열정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열정을 열매로 연결시키는 조직이 뒷받침하고 있다.
부광감리교회에는 104개의 전도대가 활동하고 있다. 각 전도대별로 길거리, 시장, 아파트, 병원 등 대상이 다르다. 전도대상과는 이중, 삼중의 전도 접촉이 이뤄진다. 첫 번째 전도대가 대상자를 접촉해 정보를 파악하면, 두 번째 전도대는 마음을 열게 하고, 세 번째 전도대가 전도 결실을 맺는다. 전도 방법도 전도지나 편지, 테이프, 선물 등 전도대별로 다르다. 이러한 촘촘한 전도는 결국 결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직접 전도를 나갈 수 없는 고령자들은 365일 중보기도단에 소속돼 전도대상자들을 위해서 기도한다. 한마디로 전교인이 전도를 하는 구조다.
처음부터 이 같은 전도가 가능할 순 없었다. 부임 초기 김 목사가 했던 일은 ‘전도는 쉽다’는 사실을 교인들에게 알리는 것. 이를 위해 부활절과 추수감사절이면 계란과 귤을 각자 가져오게 해서 그걸 길거리에 나가 나눠주게 했다. 김 목사의 설교 역시 매주 전도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 출간된 모든 전도서적은 물론 사회과학 서적까지 섭렵했다. 이런 경험과 교육을 통해 교인들이 전도의 자신감을 얻었음은 물론이다. 김 목사가 전도체질로 바꾼 교회는 부광감리교회가 처음은 아니다. 부산과 익산에서 목회할 때도 김 목사는 똑같은 방법을 적용했고, 그때마다 교회는 매년 평균 20%씩 성장했다.
강원도 삼척이 고향인 김 목사는 중학교 3학년 때 인격적으로 예수님을 만났다. 중석광산을 끼고 있던 그의 동네엔 술집이 200개나 됐다. 그 술집이 모두 선교센터로 바뀌게 해달라는 게 기도제목이었다. 1970년대 당시 자유주의신학을 선도하던 감리교신학대에 입학해서도 이 같은 복음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지금도 길거리 전도를 나간다는 그는 “복음은 내게 감사와 사명 그 자체”라며 “허물 많고 자격 없는 나를 목사로 부르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생각하면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다”고 고백했다.
인천=글·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 사진·김태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