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만호 진술 오락가락… 3차 공판때와 달리 “로비자금 종착역 따로 있다” 또 말바꿔

입력 2011-01-12 00:30

한만호(50) 전 한신건영 대표가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하면서 한명숙 전 총리 대신 돈을 줬다고 지목한 당사자들이 한씨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한 전 총리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성과급으로 돈을 줬다는 한씨의 법정 진술과 실제 받았다는 사람의 증언이 엇갈리고, 한씨 역시 재판 때마다 진술이 바뀜에 따라 한씨의 위증을 입증하겠다는 검찰 반격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우진)의 심리로 11일 열린 한 전 총리 정치자금법 위반사건 재판에서 한씨가 5억여원을 건넸다고 주장한 한신건영 전 부사장 박모씨는 증인으로 나와 “그런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H교회 장로인 김모씨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박씨와 김씨는 한씨가 지난달 20일 재판에서 교회 공사 수주와 관련해 5억여원을 받았던 사람이라고 지목한 인물이다.

한씨는 사전 성과급으로 줬다는 5억여원의 성격에 대해서도 다시 말을 바꿨다. 그는 “그 돈은 (공사 수주를 위한) ‘실탄(로비자금)’이며, 그분들이 종착역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H교회 신축공사와 관련해 부지에서 구석기 시대 유물이 나와 문화재 지표조사 문제가 불거지자 교회 장로 김씨가 한 전 총리 소개로 문화재청장을 직접 만났고 결국 지표조사는 실시되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씨는 “발신자표시제한 번호로 온 전화를 받으니 한 전 총리가 ‘한명숙입니다’라며 (유홍준 당시 청장의) 비서 전화번호를 가르쳐주고 연락해보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검찰 관계자는 “한씨가 로비자금으로 돈을 줬다면 종착지와 과정을 정확히 진술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문화재 지표조사 얘기가 나온 것은 검찰도 파악했지만 유 청장을 직접 조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의근 노석조 기자 pr4p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