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국 라오스에 ‘한국형 증시’ 꽃피다
입력 2011-01-11 18:27
동남아시아 최빈국이자 공산주의 국가인 라오스에 ‘자본시장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증권거래소가 11일 개장했다.
라오스 증시 개설에 산파 역할을 하고 2대 대주주가 된 곳은 다름 아닌 한국거래소. 2007년 9월 라오스 정부와 증시 개설 지원 양해각서(MOU)를 맺은 뒤 IT시스템 개발을 진행, 3년여 만에 라오스에 증권거래소를 공식 출범시켰다. 공산주의 국가에 한국 주식시장을 모델로 한 증시 시스템이 도입된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라오스 증권거래소 개장 소식을 흥미롭게 보도했다.
WSJ는 “한국거래소의 도움을 받아 라오스 증권거래소가 11일 개장하고 처음으로 주식 거래를 시작했다”며 “증시에는 라오스국영상업은행(BCEL)과 국영전력업체인 EDL제너레이션 등 2개 종목이 상장됐다”고 전했다. 이어 라오스 정부는 올해 안에 국영기업 5∼6곳을 추가로 상장시킬 계획이라고 신문은 보도했다.
WSJ는 “BCEL과 EDL제너레이션의 기업공개(IPO)가 모두 초과 수요를 보여 글로벌 투자자들이 신흥국 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면서 “동남아시아의 최빈국에 머물던 라오스가 증권거래소 개설을 계기로 신흥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라오스 증권거래소 개장이 국내에 각별한 이유는 또 있다. 한국거래소가 라오스 증권거래소의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 총 2000만 달러를 출자해 라오스 정부와 공동으로 거래소 출범을 주도했다. 지분 51%를 가진 라오스 중앙은행에 이어 한국거래소 역시 명실상부한 ‘대주주’인 셈이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라오스 증권거래소에 이사진을 파견해 경영에도 참여한다.
한국거래소 김봉수 이사장은 “현재 캄보디아와도 동일한 방식으로 증권시장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개장하면 기존에 IT시스템을 수출한 베트남을 포함, 인도차이나반도 3개국에 모두 한국형 증권시장을 보급하게 돼 한국이 동아시아 금융 중심지로 도약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라오스 증시 개장 행사에는 김 이사장을 비롯해 솜사밧 랭사왓 라오스 상임부총리, 푸펫 캄푼봉 중앙은행 총재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