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시추선용 폴리에스터 로프·강철 5배 강도 아라미드… ‘신소재 날개’ 섬유산업 다시 난다
입력 2011-01-11 20:40
로프전문업체 동양제강은 바다 한가운데서 작업하는 석유시추선을 5년 이상 지지할 수 있는 계류용 폴리에스터 로프를 개발했다. 가볍지만 금속보다 더 강한 섬유를 기반으로 철강로프 중심이던 기존 선박용 로프 시장을 바꾸고 있다. 한국자카드섬유연구소는 협력업체들과 신개념의 핫멜트 원사를 개발, 선진국 제품보다 광택과 색상이 뛰어난 의류를 만들었다. 이들 제품은 전량 나이지리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국가에 팔리며 100억원 규모의 수출 효과를 거두고 있다.
효성이 개발한 고강도 섬유 아라미드는 현존 섬유 중 가장 강한 소재로 강철보다 5배나 강도가 뛰어나 방탄재킷이나 방탄헬멧, 자동차 브레이크 패널 등에 쓰인다. 효성은 또 버려진 그물, 폐페트병 등을 활용한 친환경 리사이클 섬유를 생산하면서 항공우주산업과 환경산업 등에 쓰일 탄소섬유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섬유산업은 사양산업이다’라는 명제가 사양길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악화일로를 걷던 섬유산업이 기술개발을 통한 고부가가치 신제품으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섬유수출은 2009년보다 19.5% 늘어난 139억 달러를 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섬유분야 수출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것은 1988년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중국이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섬유산업 장악에 나선 2000년 이후 국내 섬유 수출은 2007년 한 해만 제외하고 매년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해왔다.
지난해 수출 증가는 세계 경기회복으로 인한 선진국의 섬유소비 확대와 중국, 인도네시아 등 의류생산국의 원자재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다. 산업용 섬유, 신소재 섬유 등의 매출이 본격화된 것도 수출 증가에 한몫했다. 업계 관계자는 “섬유 분야 중에서도 완전 노동집약적 분야인 봉제나 중국과 기술격차가 줄어든 나일론 등은 일부 어려운 분야가 있지만 신소재 산업용 섬유 분야는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업계는 신소재 섬유분야 시장규모가 매년 15%씩 성장해 2015년 6000억 달러에 이르고 전체 시장의 35%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동남아 의류생산국의 수출증가, 중국 내수시장 확대 및 섬유제품의 고부가가치화에 따른 수출단가 상승으로 올해 섬유 수출이 지난해보다 10.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럽연합과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