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기 힘드네…” 병·의원·약국 하루 13곳 폐업
입력 2011-01-11 21:18
하루에 13개꼴로 병·의원과 약국이 폐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국은 하루평균 4개 이상 문을 닫을 만큼 경쟁이 치열해 약사들 사이에는 일반의약품의 슈퍼마켓 판매가 허용되면 매출액에 직격탄을 맞아 폐업이 속출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1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09년 건강보험 요양기관의 개·폐업 현황’에 따르면 2009년 하루평균 12.7개의 의료기관이 폐업했다. 총 폐업 수는 4652개였다. 새로 문 연 곳은 하루평균 17.7개로 총 6461개였다.
폐업이 가장 많았던 곳은 약국이다. 하루에 4.3개씩 모두 1553개가 폐업했다. 일반의원은 일평균 4.1개씩, 한의원은 2.0개씩, 치과의원은 1.8개씩 사라졌다.
반면 개업 건수도 많았다. 하루평균 일반의원 5.4개, 약국 4.8개, 한의원 3.2개, 치과의원 3.1개가 개업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의·약사들은 단독 개업이 많은 데다 경쟁도 심해 개·폐업 정도가 높다”고 말했다.
병·의원들은 지역적으론 돈이 되는 수도권에 전체의 46%가 몰려 경쟁을 자초하는 측면도 있다. 약국의 경우 지난해 9월 말 현재 전국 2만1134개 중 45%인 9562개, 치과의원은 1만4600개 중 53%(7707개), 한의원은 1만2066개 중 47%(5699개)가 서울과 경기도에 있다.
서울 신도림동의 한 소아과의원 의사는 “걸어서 10분 거리에 경쟁 의원이 3개나 있다”며 “환자 유치가 쉽지 않아 경영 압박이 심하다”고 말했다. 치과의원의 경우 의료장비 구입이나 실·내외 인테리어 비용 등 초기 투자금조차 건지지 못하고 폐업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약국은 감기약이나 반창고 같은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 논쟁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 약사는 “주위 약국과 경쟁이 치열한 데다 건강보험 의료수가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밑돌아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며 “일반의약품 시장마저 빼앗긴다면 문 닫는 약국이 지금보다 훨씬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