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잡기 비상] 식품업계 “터무니없이 올리지 않는데… 억울”
입력 2011-01-11 18:22
원재료가 차지하는 가격 비중이 낮은 데도 원재료값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올린 제품들이 있다는 정부 분석에 업계는 전혀 수긍하지 않으면서 가격 인상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지난 1일 소매점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4.2∼8.6% 인상한 한국코카콜라 관계자는 11일 “설탕값 상승만 가격 인상 요인이라고 볼 수 없다”며 “콜라 포장에 들어가는 알루미늄이나 플라스틱, 제지류 가격도 모두 올랐고 유류비 상승으로 물류비도 크게 올라 가격 인상 요인이 많았다”고 말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가격을 올릴지, 올린다고 하면 언제쯤 어느 정도 폭으로 올릴지 등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도 “카카오, 설탕, 옥수수, 기름값 등 원자재와 부자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크게 올라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식품업계는 설탕, 카카오, 원두, 대두, 대두유 등 원재료로 분류되는 다양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물류비 등으로 분류되는 부자재 가격 상승이 가격 인상의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그러면서 식품업계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 등 불공정행위를 전면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전혀 거리낄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올랐기 때문에 공정위가 담합 조사를 나온다고 해도 업체들이 무서워할 상황은 아니다”며 “정부는 두부나 커피 등 일부 업체에서 인상된 제품 가격을 다시 내릴 것이라고 하는데 가격 인하 요인이 생기지 않는 한 다시 내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물가를 잡겠다며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으니 업체마다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원자재 가격이 워낙 올랐기 때문에 가격 인상 요인이 충분하다는 것을 정부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식품업계가 정부 방침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정부가 물가 대책을 내놓는다 하더라도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