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5개월째 코스닥 매수… 중소형주 랠리 올까
입력 2011-01-11 21:31
대형주에 올인?… 증시 투자목록 재점검하라
올해들어 유가증권시장 내 중소형주와 코스닥시장에 ‘볕’이 들고 있다. 연말 급등했던 대형주가 숨을 고르는 사이 중소형주와 코스닥지수가 뜀박질하고 있는 것.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년 넘게 제자리걸음 중인 코스닥지수가 눈에 띄게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중소형주 랠리’ 기대감이 시장에 퍼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초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이번 랠리가 단기간 급등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대형주 편식의 투자목록을 점검해 볼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형 만한 아우 나온다”=지난 10일 코스닥지수는 533.98에 마감해 지난달 29일 이후 10거래일째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28일 종가 대비 주가가 7.89%나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2.34% 상승에 그쳤다. 그 중에서도 ‘맏형’격인 대형주는 1.93%로 맥을 못 췄다.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4.07%, 3.26% 올랐다. 지난 2년간 대형주 위주의 장세에서 철저히 소외됐던 중소형주와 코스닥시장에 온기가 퍼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이쪽으로 쏠리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미 한 발 앞서 코스닥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5개월째 순매수 중인데 누적 순매수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는 하루도 빼지 않고 사고 있다. 월별 순매수 규모가 지난해 9월 2292억원, 10월 1260억원, 11월 2245억원, 12월 3039억원으로 점점 커지고 있고, 이달 역시 10일까지 160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소형주 및 코스닥시장의 실적 개선, 저평가 매력, 대기업의 투자 호재 등의 이유를 들어 연말까지 강세장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한다.
동부증권 김항기 스몰캡팀장은 “대기업이 물량을 우선 확보한 후 중소기업에 하도급을 넘기는 비즈니스 구조상 중소형주의 실적 회복은 대형주보다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일단 실적 회복기로 들어가면 대형주를 뛰어넘는 이익 개선 폭에 따라 중소형주의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선례로 지금과 경기 흐름이 비슷한 2005년 당시 경기선행지수 상승과 함께 경기확장 국면에서 중소형주가 10개월간 대형주를 뛰어넘는 수익률을 냈다고 말했다.
신영증권 임태근 스몰캡 연구원도 “지난해 대형주 순이익 증가율은 51%에서 올해 13%로 둔화되는 반면 소형주의 순이익 증가율은 13%에서 47%로 크게 상승할 전망”이라며 “향후 12개월 예상 순이익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도 대형주는 10.8배인 데 비해 소형주는 6.9배에 불과해 밸류에이션(기업 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중소형주 펀드 무난…변동성은 복병=증권사들은 실적 개선과 낮은 PER 등을 바탕으로 ‘우량 중소형주 10선’ 등 투자목록을 내놓고 있다. 대체로 정보기술(IT)주와 자동차주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하위 부품주를 주목하라고 추천한다.
그러나 직접 투자는 아무래도 옥석을 가리기가 힘든 만큼 중소형주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알리안츠Best중소형증권투자신탁[주식](C/I)’의 1년 평균 수익률이 47.70%로 국내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 24.02%의 두 배에 달한다. ‘하이중소형주플러스증권투자신탁1[주식]A’도 같은 기간 40.97%의 성적을 거뒀고, ‘동양중소형고배당증권투자신탁 1(주식)’은 33.95% 이상의 고수익을 냈다.
IBK투자증권 심원섭 스몰캡 연구원은 “많이 오른 대형주의 성장 프리미엄은 감소하지만 못 오른 중소형주와 코스닥은 반등 가능성이 큰 만큼 투자가치는 있다”면서도 “특성상 기관 등 큰 손 투자자들이 팔아 버리면 낙폭도 크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