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잡기 비상] 겨울철 전세부족 8년 새 최고… 서울 소형 아파트 전셋값 2년전보다 5000만원↑
입력 2011-01-11 18:22
서울 잠실동의 잠실엘스 아파트. 10일 현재 85㎡형의 전셋값은 4억9000만원선이다. 2개월 전보다 무려 5000만원 가까이 올랐고, 2년 전 입주 당시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치솟았다. 인근 K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전세 찾는 사람은 하루에도 수십명씩 되는데, 매물은 한 달에 고작 4∼5건밖에 안 나온다”면서 “매물이 나오면 집도 안 보고 계약하겠다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겨울철 전세 가뭄 현상이 극에 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급 불균형에 따른 입주주택이 부족해진 데다 주택 경기의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내집마련 대기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13일 발표하는 물가안정 종합대책에 전세시장 안정 대책을 함께 내놓을 예정이다.
11일 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으로 서울지역의 전세공급 부족률(전세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비율)은 74.5%로 조사가 시작된 2004년(18.0%)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난이 극심했던 지난해(61.6%)보다도 13% 가까이 높다. 전세가율(매매값 대비 전셋값 비율) 역시 지난달 말 기준으로 전국 평균 57.1%를 기록, 2006년 3월(57.2%) 이후 4년9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업계에 따르면 강남 등 서울 주요지역의 소형 아파트 전셋값은 2년 전보다 5000만원 이상, 중대형은 7000만∼1억원 정도 올랐다. 특히 학군 수요가 많은 강남지역과 강북의 노원구 등 전세 품귀 지역에서는 전세 구하기에 목숨을 거는 진풍경도 빚어지고 있다.
전화로 사전예약을 신청하는 전세 대기 수요는 물론, 전세 계약금을 먼저 내고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전셋값의 일부를 월세로 돌려받는 ‘반전세(또는 반월세)’ 계약도 확산되는 추세다. 심지어 ‘매매 조건부 전세’라는 기형적인 계약형태까지 등장했다. 일단 전세로 계약을 하되 집이 팔리면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