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한반도를 향한 기독인의 역할은?...2011 통일비전캠프
입력 2011-01-11 13:08
[미션라이프] 수도권의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급강하한 10일. 기독청년 300여명이 서울 불광동 팀비전센터에 모였다. 부흥한국 평화한국 예수전도단(YWAM) 등이 공동주최한 2011 통일비전캠프다. 이들 중엔 40여명의 탈북 기독청년들을 비롯해 미국과 중국 등 해외에서 참석한 북한 사역자들도 있었다. 꽁꽁 얼어붙은 날씨만큼이나 경색된 한반도 상황은 이들을 더욱 통일을 위한 기도와 헌신으로 이끌었다.
캠프 주강사인 오대원(한국예수전도단 설립자) 목사는 에베소서 강해를 통해 통일을 위한 기독인의 역할을 제시했다. 오 목사는 “우리는 각자가 속한 교회와 선교단체, 나라도 다르지만 하나가 됐다”며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똑같이 모시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님이 한반도를 만드실 때 두 나라로 만드시지 않고 한 나라로 만드셨던 것처럼 이제 한반도를 새로운 나라, 하나님의 나라로 만들려고 하신다”며 “예수 믿는 이들이 하나가 된다면 사회는 교회를 따라오게 돼 있고, 그럴 때 비로소 한반도의 통일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통일을 위한 정치적·경제적 여건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교회의 하나됨이 한반도 통일, 즉 ‘뉴 코리아’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통일을 향한 다양한 사역도 소개됐다. 한인 1.5세인 피터양 선교사는 20년 넘게 북한에서 사진현상소 사업을 통해 북한 어린이를 돕고 있다. 89년 평양에서 열린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축구선수로 참여하기도 했다. 반공의식이 강했던 그는 그곳에서 ‘북한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깨닫고 그때부터 북한과 캐나다를 오가며 사역을 펼치고 있다. 양 선교사는 “우리는 분단이 얼마나 사람들을 아프게 하는지 전혀 느끼지 못하는 무감각에 빠져 있다. 수많은 세월을 떨어져 있는데도 슬프할 줄 모른다”며 “우리의 완악하고 굳은 마음을 순수한 마음으로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도전했다.
김동호(높은뜻교회연합) 목사는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열매나눔재단 사역을 소개했다. 박스공장, 블라인드 공장, 가죽지갑·벨트 공장, 최근 문을 연 커피숍 등 탈북자들을 고용해 시작한 사업들이 잇따라 흑자로 전환된 사례를 통해 탈북자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
탈북자 출신으로 제주열방대학에서 사역하는 강성남 예수전도단 간사는 탈북자 문제는 한국 교회만이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 간사는 “최근 탈북자들이 한국의 경쟁사회에서 살아가기 힘드니까 자살을 하거나 외국으로 나가는 것을 선택하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할 곳은 한국 교회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탈북자도 한국 사회를 알아야 하지만 한국 사람들도 군림하는 자세를 버리고 탈북자를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하나됨의 출발”이라고 덧붙였다.
캠프 참석자인 김나리씨(25·숭실대 4년)는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을 보며 이제 기도와 회개의 수준이 자기 앞가림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라와 민족을 깨우는 것이 되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참석했다”면서 “오대원 목사님처럼 통일을 위해 앞서가시는 믿음의 선배들의 삶을 배우고싶다”고 밝혔다.
캠프 중간중간 참석자들은 서로를 얼싸 안은 채 눈물로 기도하거나 축복했다. 이들은 소속이 다른 자신들이 서로 축복하는 것처럼 남북한도 대결을 버리고 서로를 축복하는 날이 속히 오기를 간절히 염원했다. 14일까지 계속되는 캠프는 오 목사의 저녁 주제강의 외에도 안부섭(TNF 비전아카데미 대표) 목사, 배기찬(뉴코리아센터 대표) 박사, 허문영(평화한국 상임대표) 박사의 특강, 선택강의 등이 예정돼 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