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라운지-오종석] 신규 차량 억제 나선 베이징시

입력 2011-01-10 18:47

“베이징 시민들이 소유하고 있는 승용차를 모두 몰고 나오면 시내는 주차장으로 변한다.”



중국 베이징시의 등록 차량이 최근 480만대에 이르렀다. 곧 500만대도 넘어설 기세다. 베이징시 인민대표대회의 통계에 따르면 2009년 말 현재 베이징시 상주인구는 1972만명이다. 이 가운데 시의 후커우(戶口·호적)를 가진 인구는 1246만명이다. 실질적인 베이징 시민 5명 중 2명이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들어 베이징의 신규 차량 증가 속도는 월 10만대 수준으로 무섭게 치솟았다.

출퇴근 시간은 물론 평시에도 베이징 시내 주요 도로는 차량으로 뒤엉켜 주차장화되고 있다(사진). 베이징의 차량 운행속도는 평균 시속 25㎞로 이미 영국 런던의 절반 수준이고, 5년 뒤엔 시속 15㎞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렇게 되자 베이징시는 새해 벽두부터 극약처방으로 ‘번호판 추첨제’를 통한 신규 차량 억제책을 내놨다. 이후 번호판 추첨제는 ‘로또’를 방불케 했다. 10일 법제만보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1월 신청을 마감한 결과 신청자는 21만178명에 이르렀다. 법인과 행정기관을 제외한 일반 시민에게 이달 할당된 번호판 수가 1만7600개인 것을 감안하면 경쟁률은 무려 12대 1에 이른다.

베이징시는 25일까지 심사를 거쳐 부적격자를 우선 가려낸 뒤 26일 추첨할 예정이다. 첫 추첨에 뽑혀 번호판을 얻게 된 시민들은 바로 차량을 살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자동으로 다음 달 추첨에서 2월 추가 신청자와 경쟁해야 해 베이징에서 신차나 중고차를 구입하긴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베이징시는 지난달 24일 올해 자동차 등록 대수를 2010년의 70% 수준인 24만대로 제한한다고 밝히면서 일반인을 상대로 추첨을 통해 번호판을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시는 또 지난 4일부터 외지 번호판을 단 승용차는 통행증을 사전에 얻어야만 시 진입을 허용했다. 통행증이 있어도 출퇴근 시간대인 평일 오전 7∼9시와 오후 5∼8시 베이징 시내 운행은 금지된다.

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