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오케스트라 창단된다… 광주여성필 단원들 적극 나서
입력 2011-01-10 18:48
광주에 다문화가정을 위한 오케스트라가 결성된다.
광주여성필하모닉오케스트라(이하 광주여성필)와 광주다문화지원네트워크협의회(이하 다문화네트워크)가 8일 광주 화정동 광주청소년 문화의 집에서 ‘다문화가족 음악학교’ 개교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는 오케스트라 창단을 위한 첫걸음이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여성 연주자로 구성된 광주여성필 단원들은 지난해 창단 10주년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문화 소외계층을 위해 뭔가 뜻깊은 활동을 해 보기로 했다. 그러다가 지역사회에 늘어가는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오케스트라를 만들고 음악 치유프로그램도 운영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태어난 나라가 다르고 이질적 문화를 배경으로 자랐지만 서로 한자리에 모여 각자가 맡은 악기의 음률을 맞추다 보면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연스럽게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광주여성필은 한국현악기협회에서 바이올린과 첼로 플루트 등 70여대의 중고악기를 지원받았다. 하지만 기본적 악보와 연습실 마련, 부대장비 구입 등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오케스트라 창단작업은 쉽지 않았다. 광주여성필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다문화가정을 위해 봉사활동을 활발히 전개해 온 다문화네트워크와 힘을 합치기로 했다.
두 단체는 지난해 10월부터 회원 모집에 나서 광주지역 다문화가정의 초·중·고교 자녀는 물론 다문화여성과 한국인 가장 등 80여명의 참가자를 모집했다.
이후 광주여성필 단원들은 매주 한 차례 짬을 내 악기별로 개인교습을 해 오고 있다. 단원들은 아직 음표 등을 익히는 걸음마 단계지만 이들은 올 연말에는 창단공연을 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연습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네팔에서 온 수스마(23·여)씨는 “서정적 선율이 좋아 바이올린 연주를 배우고 있다”며 “서툴지만 연말 오케스트라 창단공연 무대에 반드시 서고 싶다”고 말했다.
김유정 광주여성필 단장은 “1970년대 어려운 처지의 베네수엘라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꿈을 키웠던 ‘엘 시스테마’처럼 우리 오케스트라도 음악의 위대한 힘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