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한반도 안정·군사교류 회복 협의… 국방장관 회담

입력 2011-01-10 21:23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과 량광례(梁光烈) 중국 국방부장이 10일 베이징에서 회담했다. 양국의 군사적 교류가 중단된 지 1년 만이다.

두 사람은 한반도 안정문제와 국제정세, 양국 간 군사관계 등을 협의했다. 북한의 추가 도발 방지와 양국 간 군사교류 회복 등 원론적 협력엔 대체로 의견이 일치했다.

◇상호 군사력에 대한 신경전=량 부장은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중·미 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국 관계이며, 또한 군사관계는 양국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은 상호 존중과 신뢰, 평등과 호혜의 4가지 기본원칙을 도출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중국이 최근 독자 개발해 시험운행을 마친 스텔스 전투기 ‘젠(殲)-20’과 신형 대(對)함정탄도미사일(ASBM) ‘둥펑(DF)-21D’에 대한 미국의 지나친 우려를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게이츠 장관은 회담에서 ‘젠-20’과 ‘둥펑-21D’를 배치하는 초기 단계에 접어든 것에 강한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량 부장은 또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행위는 중국의 핵심이익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면서 미 국방부가 지난해 1월 대만에 미화 64억 달러 상당의 첨단무기를 판매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이로 인해 당시 양국 간 군사교류가 전면 중단되고 예정됐던 게이츠 장관의 방중도 연기됐었다.

◇한반도 안정 핵심의제=양국은 한반도 안정을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양국은 특히 북한의 비핵화가 장기적인 한반도 안정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에 공감했다. 게이츠 장관은 북한의 추가 도발 방지에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한 사실을 강조하며 중국의 지속적인 대북 영향력 행사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량 부장은 미국을 포함한 관련국들도 북한을 자극할 만한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는 것이다.

방중 이틀째인 게이츠 장관은 이어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겸하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 쉬차이허우(徐才厚)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과도 회담했다. 11일엔 인민대회당에서 중앙군사위 주석을 겸하고 있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도 면담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이날 중국을 방문, 추이톈카이(崔天凱) 외교부 부부장을 만나 북한 우라늄농축 문제를 포함한 북핵문제에 대해 협의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