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바집 로비 의혹] 조현오 경찰청장 “상상하기 싫은 일 벌어졌다”
입력 2011-01-10 18:30
조현오 경찰청장은 10일 현직 경찰 간부들이 ‘함바’(건설현장 식당) 비리에 연루된 데 대해 “상상조차 하기 싫은 일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관련된 지휘관들의 자진신고를 유도하면서 연루 의혹 인사에 대한 대기발령성 인사를 단행했다.
조 청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함바 운영권 브로커 유모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김병철 울산지방경찰청장과 양성철 광주지방경찰청장을 조만간 치안정책연구소로 보낼 것”이라며 “이는 대기발령 성격을 띤 인사조치”라고 말했다. 울산청은 차장이 청장 직무대리를 하도록 하고, 광주청은 김학역 경찰대 학생지도부장을 청장 직무대리로 보낼 계획이다. 다만 검찰 수사결과 기소가 안 되면 원상복귀시킬 예정이다.
조 청장은 전국의 총경 이상 지휘관에게 유씨와 접촉한 사실이 있으면 자진신고하도록 했다. 유씨를 알고 있다면 언제 어떻게 무엇 때문에 만났는지,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은 사실이 있는지 적어내라고 한 것이다. 해당되는 지휘관은 11일까지 조 청장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야 한다.
조 청장은 “받은 신고를 양심선언식으로 정리해 한번에 공개할 수도 있다”면서 “자진신고를 하지 않았는데 검찰 수사결과에서 연루 사실이 드러날 경우엔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가혹하게 처벌하겠다”고 공언했다.
조 청장은 “이번 사건은 경찰로서 충격이 크지만 더욱 깨끗해지는 기회로 삼으려 한다”며 “말단 순경이라도 윗선의 부당한 지시를 과감히 거절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