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바집 로비 의혹] 함바집 로비·민간인 사찰 사건… 민정수석실 의혹 얽혀 곤혹

입력 2011-01-10 21:30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잇따른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함바집 로비’에 민정수석실 소속 배건기 내부감찰팀장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이 2008년 9월 민간인 김종익씨를 사찰 사건을 민정수석실에 보고했다는 내용이 담긴 문건을 작성했던 사실이 알려졌다.

여기에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검증 책임 부서도 민정수석실이다. 로비, 민간인 사찰, 부실검증이라는 악재들이 한꺼번에 밀어닥친 형세다.

경찰 출신인 배 팀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 시청에 파견돼 근무했으며, 이 대통령이 대선에 뛰어들자 경찰에서 나와 경호를 담당했다. 현 정부 출범 직후부터 청와대 직원들의 기강을 감찰하는 업무를 담당해 왔다.

그러나 감찰팀장으로 있으면서 지인들과 함께 발전 관련 설비의 상표 등록을 출원하고, 취객과 몸싸움을 벌인 일이 알려져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배 팀장은 9일 청와대 자체 조사에서 “2009년 초 아는 사람의 소개로 (함바집 운영업자) 유모씨를 두 차례 만났으나, 돈을 받지 않았다. 사표를 낸 뒤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고 민정수석실 관계자가 10일 전했다. 청와대는 배 팀장의 사표 수리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008년 민간인 사찰 문건 보고와 관련, 민정수석실 관계자는 “단순한 첩보보고였으며, 민간인을 사찰했다는 보고와는 성격이 다르다”며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도 그런 보고서를 본 기억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배 팀장의 로비 연루 의혹이나 민간인 사찰 민정수석실 보고 모두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면서도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