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바집 로비 의혹]전직 광역단체장·한나라당 의원 2명 추가연루 의혹

입력 2011-01-11 00:56

‘함바집’(건설현장 식당) 운영권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여환섭)는 전직 광역단체장과 한나라당 의원 2명이 추가로 연루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건설업체 상납비리 의혹으로 시작된 수사가 대형 ‘게이트’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브로커 유모(65·구속)씨가 평소 안면이 있던 정·관계 인사를 끌어들였을 가능성도 있어 검찰은 유씨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10일 “검찰 계좌추적 과정에서 전직 광역단체장의 관련 계좌에 의심스런 돈거래가 포착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해당 인사는 “내 이름을 팔아 뭔가 해보려던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으나 결코 유씨를 만난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

검찰은 유모씨로부터 1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강희락 전 경찰청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검찰은 조사 내용을 검토한 뒤 강 전 청장을 재소환할지,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지 결정키로 했다. 검찰은 강 전 청장에게 경찰청장이던 2009년 집무실에서 경찰관 승진 청탁 등의 명목으로 유씨로부터 1억원을 받았는지, 지난해 8월 유씨에게 4000만원을 주면서 해외에 나갈 것을 권유했는지를 추궁했다.

검찰은 또 유씨로부터 청와대 민정수석실 배건기(53) 감찰팀장에게 수천만원의 금품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진위를 파악 중이다. 배 팀장은 의혹이 제기되자 9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배 팀장이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뜻으로 사표를 제출하고 법적 대응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총경 이상 간부들에게 유씨와 접촉했을 경우 자진신고토록 지시했다. 조 청장은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진 김병철 울산경찰청장과 양성철 광주경찰청장을 대기발령 행태로 치안정책연구소에 보내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4면

강창욱 임세정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