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 신년 기자회견 “증세 없이 무상의료 추진하고 더이상 비정규직 허용 안 할 것”

입력 2011-01-10 18:07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10일 “보편적 복지는 시대적 요구로 민주당은 무상급식에 이어 무상의료, 무상보육을 추진하고 있다”며 “복지국가로 가기 위해 재정 전반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 및 오찬간담회에서 보편적 복지를 위한 재원 확보 방안에 대해 “대표적인 것이 4대강 사업인데,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을 조정하면 수요자 위주의 재정으로 재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증세를 통한 재원확보는 당장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하면서 “2015년까지는 증세 없이 지출구조를 조정하고, 비과세 감면을 축소하며, 과세 투명성을 제고하는 방식으로 증세 수요를 최소한으로 줄여나가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 대표는 “엄밀하게 말해 100% 무상의료를 추진하는 게 아니라 90%를 갖춰놓고 더 큰 부분을 향해 (점진적으로) 나아가자는 것”이라며 “무상의료를 아예 안 된다고 하면 그것은 생각이 짧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무상급식도 한꺼번에 전부를 실현하려는 게 아니다. 일단 전면 실시를 내세우지만 시행하는 과정에서 현실에 맞게 얼마든지 조정하고 변형할 수 있다”며 “그런데도 오세훈 서울시장은 ‘무상 포퓰리즘’이라고 각을 세우는데 시대 흐름으로 보면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특히 기업·노동 문제와 관련해 ‘반칙과 특권의 사회’ ‘강자독식의 부조리’를 바꿔나가겠다고 역설했다. 그는 “우리는 더 이상 비정규직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정의를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1990년대 이후 대기업이 좀처럼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재벌기업이 경쟁업체를 계열화하거나 고사시켰기 때문”이라며 “재벌기업이 중소기업에 횡포를 부리고 자영업자의 영역을 무차별로 유린하는 것은 반드시 막겠다”고 공언했다.

여권의 가장 강력한 대권 주자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언급도 잊지 않았다. 손 대표는 “훌륭한 정치인이고 정치발전을 위해 많은 기여를 해왔다”면서도 “우리사회는 이제 사회 구조적 변혁을 필요로 한다. 구시대, 낡은 시대의 권위적 전제들은 쓸어내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폄훼했다. 손 대표는 이날 보도된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의 ‘한국형 복지’ 정책과 관련해 “그것은 외피를 쓰려는 것”이라며 “아무리 뭘 어쩌고저쩌고 해도 박근혜는 박정희의 딸”이라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김호경 기자 hk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