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음주 조장하는 술 광고 규제해야

입력 2011-01-10 18:07

술 마시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 결과 성인 남성의 음주율은 2005년 72.5%에서 2008년에는 82.6%로, 여성은 35.1%에서 60.6%로 높아졌다. 사회활동을 하는 성인 남성 대부분이 일상적으로 술을 마시고 있다는 이야기다. 여성 음주율 또한 응답의 보수성을 감안하면 훨씬 높을 것이다. 1회 평균 음주량이 소주 1병(여성은 5잔)을 넘어서는 ‘고도위험 음주자’가 인구의 26.1%에 이른다.



술의 해악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이 간에 흡수되면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로 변해 축적되고, 이는 알코올성 지방간, 간경화 등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고혈압, 허혈성 뇌졸중 등 30개 질환을 음주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우울증, 자살, 가정폭력, 교통사고 등의 정신적 질병과 상해도 포함된다. 세계적으로 인간의 사망과 불능에 이르는 사유로 음주가 3.5%로 흡연 2.7%보다 높게 나왔다.

음주는 개인의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사회경제적인 부담을 주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음주로 인한 직접적 질환의 건강보험 총 진료비가 2009년 현재 1688억원에 이른다. 2005년 866억원에 비해 배 가까이 늘었다. WHO 기준 30개 질환의 총 진료비 역시 같은 기간 3조2127억원에서 2009년 6조1226억원으로 증가했다.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무려 20조99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9% 수준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음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지출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이는 고스란히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해 국민부담으로 돌아간다. 가장 쉬운 대책이 술에도 담배처럼 건강증진부담금을 신설해 치료를 위한 재원을 확보하는 일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술 마시는 풍조를 조장하는 사회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여기서 일차적으로 규제돼야 할 것이 술 광고다. 청소년이 쉽게 접근하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버젓이 술 광고를 하는 나라가 우리말고 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