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정숙] 해외봉사단원들의 능력개발

입력 2011-01-10 18:07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08년 대통령선거 당시 국가적 봉사를 장려하면서 “당신은 미국에 투자하고, 미국은 당신에게 투자한다”라는 선거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이 제안은 당선 이후 대학생들의 사회 봉사활동을 장학금 지원과 연계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 서명으로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도 봉사활동과 장학금 지원을 연계한 첫 사례가 선보였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봉사단원에 대한 장학제도를 도입, 지난 12월 27일 제1기 월드 프렌즈 코리아(World Friends Korea) 장학생 26명을 선정한 것이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공약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다만 그의 제안이 미국 국내에 한정된 것이라면 KOICA의 봉사단원 장학제도는 지구촌으로 무대를 넓힌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KOICA는 봉사단원들의 개발협력 기여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장학생을 선발했는데 앞으로 적지 않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첫째, 해외봉사 경험을 통해 축적한 지역과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대학원 학위과정을 통해 심화시켜 국제기구에 진출하거나 개발협력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하게 하는 것이다. 2년간 개발도상국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얻는 경험은 1회성으로 그치지 않는다.

현지인들과 생활하며 현지의 문화를 익히고 언어 구사능력을 키우는 것은 물론 다른 국가에서 파견된 봉사단원 및 국제기구 관계자들과 교류하면서 현지에 대한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 이들에 대한 장학금 지원은 경험과 이론을 결합시킬 수 있도록 도와 국제적 안목을 갖춘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둘째, 우리 사회 내부의 문제를 해결하는 인력 자원으로서의 기대도 크다. KOICA 해외봉사단원 지원자의 대다수가 만 35세 이하 청년층이고 이들 대부분은 귀국 후 취업 혹은 학업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의 다문화화·국제화로 인해 귀국 봉사단원의 역할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들의 다문화 적응력, 현지어 구사능력, 이민족과의 소통능력, 생소한 문화 속에서의 문제해결력 등의 역량은 국내 다문화가정 및 외국인 노동자 지원 등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올해는 우리 정부가 해외봉사단원을 파견한 지 20년이 되는 해다. 정부파견 통합 해외봉사단원은 2010년 8월 기준으로 약 2만5000여명에 이른다. 봉사단원의 숫자도 늘었지만, 봉사활동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 해외봉사활동 경험을 활용하여 글로벌 이슈에 대한 국제적 시각을 키우고 이를 통해 경력을 쌓고자 하는 욕구도 증가하고 있다. KOICA의 장학제도는 이러한 우리 사회의 기대에 부응하여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리더 양성에 기여할 것이다. 아울러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박정숙(KOICA 명예홍보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