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의 거장’ 스팅 내한공연… “한국, 너무 오랜만에 찾아와 미안합니다”
입력 2011-01-10 17:54
철학적인 가사와 서정적인 멜로디로 국내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 온 영국 가수 스팅(60)이 6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1998년, 2005년에 이어 3번째 방문이지만 이번에는 좀더 특별한 선물을 들고 왔다.
“너무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하게 돼 미안합니다. 하지만 이번엔 색다른 선물을 가지고 왔어요. 지금까지 유럽과 미국에서 오케스트라와 80여회 협연을 했는데 한국을 첫 출발점으로 정했어요.”
10일 서울 광장동 W서울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팅은 청바지에 재킷을 배치한 편안한 캐주얼 차림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랜만에 찾은 이국임에도 불구하고, 수십여 명의 취재진들 앞에서 그는 미소를 머금고 온화한 말투로 인사를 건넸다.
스팅은 오는 11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현대카드 슈퍼콘서트XIII-스팅 내한공연’과 관련해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특별한 공연을 준비한 만큼, 팬들에게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스팅이 지난해 7월 내놓은 자신의 히트곡을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재편곡한 10번째 스튜디오 앨범 ‘심포니시티스(Symphonicities)’ 기념 투어의 일환이다. ‘에브리 브레드 유 테이크’ ‘세이프 오브 마이 하트’ 등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그의 히트곡이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새롭게 재탄생했다.
그는 “록밴드는 강렬한 붉은 색이 주를 이루지만 오케스트라에는 모든 색깔이 담겨 있다”면서 “오케스트라는 여러 악기가 함께 하기 때문에 다양한 섬세함을 한 번에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2년 전 시카고 오케스트라의 제의로 협연을 시작한 그는 “앞으로 이런 작업을 계속 했으면 좋겠다. 내 생각이지만 현재까지는 많은 사람이 재미있어하고 즐거워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1977년 3인조 록그룹 ‘더 폴리스’의 메인보컬로 데뷔한 스팅은 85년 솔로로 전환하면서도 록과 대중의 접점을 꾀해왔다. 팝, 영화, 재즈 등 다양한 장르와 교감을 하면서 음악적 지평을 넓혀왔는데 ‘심포니시티스’를 통해 클래식으로 활동범위를 확장한 것이다.
“평소 클래식을 매우 좋아한다”는 그는 “그러나 내가 하는 음악은 클래식이 아니라 팝 음악이므로 조화로운 발전을 추구하려고 노력하며 계속 영감을 주고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음악에서는 스트라빈스키와 프로코피예프가 너무 좋아 이들의 음악에서 상당히 많은 부분을 훔쳐오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올해 진행 중인 아시아 투어가 끝나면 그는 다시 작품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어떤 성격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저는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해왔고 두 번 반복하는 경우는 없었어요. 포크 음악도 했고 클래식 음악도 시도했으니, 다음은 좀더 모던한 쪽을 하지 않을까요.”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