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종교갈등 끝에 남부 기독교 지역 분리·독립 위한 국민투표 시작

입력 2011-01-09 19:30

남부 수단이 9일(현지시간) 북부 수단과의 분리·독립을 결정할 1주일간의 국민투표에 돌입한 가운데 세계 교회가 평화로운 선거가 치러져 수단이 안정될 수 있도록 기도를 촉구하고 나섰다.

로완 윌리암스 영국 캔터베리 대주교는 7일 “6년 전에 합의한 평화협정대로 남부 수단 국민들이 자결권을 행사하게 됐다”며 “1월 9일은 수단에 굉장히 중요한 날”이라고 말했다. 수단은 1956년 이집트-영국 연합국의 식민지에서 독립하기 직전 북부 이슬람 세력과 남부 비이슬람 세력(주로 기독교인) 사이에 내전이 발생해 지금까지 200만명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미국과 영국, 노르웨이가 중재에 나서면서 2005년 1월 평화협정이 체결됐다. 이번 국민투표는 이 평화협정에 따른 것이다.

윌리암스 대주교는 전 세계 8700만 성공회 교인들을 향해 “남수단의 국민투표가 평화롭게 시작되고 과정과 결과까지 모든 사람이 수긍할 수 있도록 수단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요청했다.

미국 교회도 수단의 평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뉴욕의 월스트리트 트리니티교회는 홈페이지(trinitywallstreet.org) 메인 화면에 ‘평화를 위한 기도’를 내걸었다. 여기엔 수단의 내전 배경, 트리니트교회의 수단 지원 현황을 비롯해 수단 평화를 위해 유엔의 관심을 촉구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띄우는 공개서한도 들어 있다. 미국 침례교 국제사역(ABIM)의 레이드 트룰슨 상임이사도 “이번 국민투표는 수단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선거”라며 “모든 수단 국민이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잘 살 수 있도록 기도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시카고의 한 성공회 교회 미디어팀은 1년 전부터 수단의 성공회 교회와 전 세계 교회를 연결시켜주는 사역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남북 수단 국경 지역의 크리스천들을 집중 취재해 왔다. 이 미디어팀은 “수단의 크리스천들이 전 세계 크리스천의 관심과 기도를 간절히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남수단 크리스천들의 말을 인용해 “남수단은 (수단으로부터의) 탈퇴를 선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수단 성공회 조셉 가랑 감독은 교계 신문인 ENS(Episcopal News Service)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은 남북 수단의 모든 군대가 국경에 집결해 마주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더 이상 동족상잔의 내전이 발생하는 걸 원치 않는다. 수단의 모든 국민은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만약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전 세계 형제자매들의 기도가 없었다면 2005년 평화협정도 없었을 것”이라며 “교회들이 각국 정부를 설득해 행동하게 한 것처럼 수단에 평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계속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