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속에 가시가?… 동방신기, 새 앨범 타이틀 곡으로 불화 겪은 JYJ 비하 의혹
입력 2011-01-09 19:11
근래에 아이돌 가수들이 팀내 불화를 겪으면서 그들의 노래 가사가 특정 멤버를 ‘디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디스’는 ‘디스리스펙트(Disrespect)’의 줄임말로, 상대방 가수를 깎아내리는 것을 뜻한다.
‘진실했다는 게 죄라면 난 참아내고 내 자릴 지켜… 넌 정말 예쁘지만 너무 다른 너의 속이 난 너무 두려워… 철이 없던 네가 혹시라도 나쁜 사람 만날까. 넌 정말 예뻐 근데 그 뿐이야. 네 가슴에 중요한 게 없는 걸’
이 가사는 최강창민 유노윤호 만으로 컴백한 동방신기가 지난 5일 발매한 ‘킵 유어 헤드 다운’의 타이틀곡 ‘왜’의 일부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연인과의 이별을 다룬 사랑 노래로 떠나간 이에 대한 아픔을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동방신기의 전 멤버 재중, 유천, 준수가 SM엔터테인먼트와의 분쟁으로 현재 그룹을 떠나 ‘JYJ’로 활동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단순한 사랑노래로 들리지 않는다.
JYJ도 지난해 11월 콘서트에서 선보인 ‘삐에로’라는 곡이 SM엔터테인먼트를 겨냥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감옥 같은 그때 추억하기 싫어’ ‘난 너의 삐에로 정말로 웃겨’와 같은 가사가 이들이 전 소속사에 있을 시절을 연상케 한다는 것이다. 또한 오는 17일 발매를 앞둔 JYJ의 앨범에는 그들의 감정이 좀더 직접적으로 표현될 것으로 알려져, ‘가사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 외에도 지난해 재범의 탈퇴로 내홍을 겪은 2PM은 ‘위다웃 유’ ‘스틸’에서 재범을 폄하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재범 또한 유투브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2PM을 비난했다는 오해를 산 바 있다.
노준영 음악평론가는 “아무리 이별, 사랑과 같은 흔한 내용을 다뤘다고 하더라도 노래가 나온 시기와 상황 등을 고려해봤을 때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들린다”면서 “다만 특정인을 대놓고 비난하는 것을 꺼리는 한국의 문화에서 주류 가요계에서 명백한 ‘디스’를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에둘러서 불분명하게 표현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근래 아이돌 가수 사이에서 나타나는 ‘가사 논란’은 음악 외적인 문제로 인한 감정싸움 측면이 크다. 이는 음악적 경쟁 차원에서 상대방을 깎아내리면서 자신의 음악성을 자랑하는 ‘디스’의 본래 기능과는 다른 점이다.
배순탁 음악평론가는 “음악을 통해 상대방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음악성을 자신하는 게 ‘디스’의 본래 목적이고 순기능이다. 하지만 최근의 가사 논란은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고, 돈 문제, 소속사의 문제로 인한 소모적 감정 싸움으로 보여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