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 양자대결로 ‘후끈’
입력 2011-01-09 20:33
대형 로펌 CEO 연륜이냐
개인 변호사 출신 패기냐
재야 법조계의 수장을 가릴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선거는 신영무(67·사시 9회)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와 하창우(57·25회)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 간 양자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사실상 로펌 CEO 대 ‘서초동 터줏대감’의 대결이다.
신 변호사는 판사 출신으로 국내 5대 로펌인 세종을 설립해 20년 넘게 운영해온 것이 강점이다. 일찍이 미국 유학길에 올라 미국 뉴욕주 변호사로도 활동했으며 증권·금융 부문에도 밝다.
하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수료 직후 개업을 한 개인변호사 출신으로 14년간 서울변회와 변협에서 일한 실무 경험이 강점이다. 변협 공보이사를 거쳐 2007~2009년 서울변회장 시절에는 법관 평가제를 처음 도입했다.
두 후보 모두 변호사 1만명 돌파에 따른 경쟁 격화와 법률시장 개방에 따른 대응책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신 변호사는 9일 “변협 주관 아래 변호사 자격시험을 실시하고 절대평가제를 도입할 것”이라며 로스쿨 제도 전면 재검토를 약속했다. 그는 재판연구관(로클럭) 1000명, 사내 변호사 1000명, 정부 법무담당관 300명 등 일자리 3000개 이상 창출과 법률시장개방대책위원회 설치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하 변호사는 “로스쿨 졸업생의 변호사 시험 합격률을 50% 이하로 낮추고, 법관 및 검사 임용 시 변협의 추천권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또 변호사연금제도를 도입하고 사건 수임 시 성공보수 지급을 보장할 수 있는 보증제도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이번 선거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하 변호사가 탄탄한 인맥을 바탕으로 앞서고 있지만 신 변호사 역시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들을 바탕으로 지지세를 넓히고 있어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변협회장은 전국 14개 지방변호사회에서 추천한 후보를 두고 다음달 28일 정기총회에서 대의원 투표로 선출된다. 하지만 서울변회에서 추천한 후보가 변협회장을 선출하는 대의원 중 서울변회 몫인 70%를 추천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오는 31일 서울변회에서 선출된 후보가 차기 변협회장직을 예약하는 셈이다.
서울변회 역시 회장 선거에 돌입했는데 김갑배(59·27회) 최정환(50·28회) 정태원(56·25회) 오욱환(51·24회) 윤상일(55·19회) 조용식(51·25회) 나승철(34·45회) 변호사 등 7명이 출사표를 내 혼전이 예상된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