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역병 온나라 신음] 굶길 수도 없고… AI확산 주범 추정 사료운반車 ‘비상’

입력 2011-01-09 18:47


방역망 사수 나선 전남道

“사료 운반차량을 완벽하게 반복 소독하고 철저히 검증한 뒤 통과시켜라.”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방지에 사활을 건 전남도가 사료 운반차량과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사료 운반차량이 AI 확산의 주범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도는 9일 고병원성으로 확인된 영암에 이어 나주 오리농장까지 AI 판정이 내려지자 사료 운반차량을 ‘요주의 대상’으로 지목하고 예외 없는 소독작업과 함께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도는 아직 발생원인이 확실히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철새와 함께 사료 운반차량이 AI를 옮겨 왔을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도는 이들 차량의 경우 AI가 창궐하더라도 가축의 생존을 위해 불가피하게 사료를 싣고 올 수밖에 없는 만큼 시·도, 시·군 간 경계를 넘을 때는 반드시 소독을 받도록 도내 173곳에 방역초소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도내에서 소비되는 가축사료의 60%가 다른 시·도에서 들어오는 만큼 차량 이동에 의한 전염 확산이 우려된다는 판단에서다. 전남지역에서 하루 필요한 사료량은 5742t으로 이 중 3560t이 타 시·도에서 반입되고 있다. 도내에서도 4개 업체가 현재 3340t을 생산하지만 타 시·도 반출량이 적잖아 나머지 소요량을 6개 시·도, 9개 외지업체로부터 충당하고 있는 것이다.

도는 이에 따라 평소 100대 이상 운행되던 외지의 사료 운반차량을 업체별로 지정, 도내에 들어올 수 있는 대수를 총 45대 이하로 줄이고 이들 차량만 도내 진입을 허용하고 있다.

또 전남에 들어왔더라도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없도록 이동경로를 제한했다. 지정 차량 역시 업체별 사료저장소 1곳에만 갈 수 있도록 해 시·도 간 경계를 넘은 차량의 이동범위를 최소화했다.

사료저장소는 닭과 오리농가가 밀집된 나주 6곳과 장성 1곳 등 모두 7곳이 있다. 도는 지정 차량이 이곳에 사료를 갖다놓으면 도내 운행만 전담하는 별도의 차량이 이를 농가에 전달하도록 사료반입 방식을 전환했다.

소독작업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들 차량이 지역경계나 위험·경계 방역대를 넘을 때마다 차량 바퀴는 물론 지붕까지 소독을 실시하고 차량 내부에는 항상 휴대소독기를 비치해 차량 내부와 의복·신발을 소독한 뒤 농장 출입을 하도록 했다.

퇴비 원료 등으로 사용되는 가축똥은 아예 타 시·도에서 반입되는 것을 원천봉쇄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사료 운반차량이 발생지에서 직접 병원균을 옮겨 다른 곳으로 AI를 퍼뜨릴 수 있기 때문에 특별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