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역병 온나라 신음] “해외 방문 축산인들 전신소독에 거부감”
입력 2011-01-09 20:03
“아직도 전신소독기에 대한 축산인들의 거부감이 적지 않아 방역이 쉽지 않습니다.”
9일 오후 3시30분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C구역의 전신소독기로 소독상황을 지켜보던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는 “축산인들이 아직도 전신소독기를 생소하게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해외에 나갔다가 귀국하는 축산인들에게 문자를 보내 전신소독 사실을 알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축산인들이 꺼리고 있어 방역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전신소독기를 통과하더라도 구제역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현장 관계자들은 전했다.
실제 지난해 5월 축산인들의 몸 소독을 위해 입국장에 2대의 소독기를 설치해 몸 소독을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일부 축산인들이 전신소독기를 통과하지 않고 입국장을 빠져나간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경검역 강화 발언 이전에는 검역원 홍보요원들이 축산인들이 귀국한다는 정보를 파악해 길목에서 축산인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소독대상 축산인들을 찾아내 전신소독기가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이 과정에서 축산인들이 제대로 분류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후 검역원은 7일부터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와 세관 등의 협조를 받아 소독대상 축산인 확인시스템을 가동하는 등 국경검역 대책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검역원은 뒤늦게 지난 7일 3대의 전신소독기를 추가 설치, 5대로 늘렸다. 이 전신소독기가 설치되기 전에는 입국장 A구역과 B구역에 전신소독기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추가 설치한 전신소독기 2대는 아직도 전력 공급이 안 돼 이날 현재 3대만 가동되고 있었다.
인천공항에 입국하는 축산인 소독대상자는 1일 90명 정도이고, 축산농가의 이웃들이나 대학 관계자 등을 합할 경우 250명 정도가 전신소독기를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축산농가의 해외 방문도 줄어들고 있어 사후 약방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날 대만에서 입국하면서 전신소독기를 통과한 강종일(51) 한국동물병원협회장 등 일행 5명은 “대만인들이 구제역이 발생한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로 만나기를 꺼려해 강의실에서만 있다가 왔다”며 “구제역에 대한 방어선을 잘 구축하지 않을 경우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오는 10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세계소동물수의회 세계대회 홍보를 위해 대만을 방문해 홍보를 하고 왔으나 구제역이 잡히지 않을 경우 세계 80개국의 수의사 5000여명이 구제역이 발생한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않아 국제행사가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