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은 지도자 아닌 수련생”… 美언론 “北서 관심 못끌어”

입력 2011-01-10 00:23

북한 내부에서 김정은이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8일(현지시간) 김정은 생일을 맞아 최근 북한의 권력승계와 관련한 분석에서 후계구도가 예상보다 잘 구축되고 있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NYT는 김정은이 지난해 9월 후계자로 지명된 이후 대중의 관심을 끌 만한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어 그가 북한 내에서 완전히 공인된 후계자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서울의 대북전문가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김정은이 아직도 ‘당 중앙’이나 ‘핵심’ 등으로 표현되지 않고, 북한 매체들도 그의 이름에 별다른 존경어구를 붙이지 않는 점 등에 주목했다. 그가 후계자인 건 기정사실이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배려해 본격적인 홍보작업을 늦추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WP는 북한 관영신문이 김정은을 찬양하지 않고, 우표 책표지 건물 등에서 그의 사진을 찾아볼 수 없으며, 공식행사 때도 김 위원장 뒤에 말없이 서 있는 모습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나 김일성 전 주석의 생일이 휴일인 반면 김정은 생일인 1월 8일은 아직 기념일이 아닌 점을 꼽았다.

WP는 북한의 최근 선전캠페인을 볼 때 김정은은 공동지도자(co-leader)라기보다 수련생(trainee)에 가까운 모습이라고 표현했다.

또 최근 연평도 포격이 김정은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북한 내부에서 그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일성종합대학에서 김 위원장과 함께 공부한 추이잉주 전 베이징대 교수는 “김일성 전 주석의 경우 애정을 갖고 존경한 주민이 전체의 60%였다면 김정일 위원장은 40% 정도”라면서 “김정은은 0%로 주민들이 전혀 존경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북 단파라디오 ‘열린북한방송’은 북한 내부의 고위소식통을 인용, 반(反)김정은 정서가 심각해 공안당국이 생일 전날(7일)부터 발생할지 모를 반대 움직임을 차단하기 위해 특별경계태세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열린북한방송은 또 북한 당국이 ‘생일을 검소하게 보낸 건 김정은 본인의 뜻’이라고 선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은이 인민생활이 어렵고 남북관계가 원만하게 풀리지 못한 상태에서 생일을 성대하게 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히자 김 위원장이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