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도 초비상… 축산농가 패닉

입력 2011-01-10 00:18

조류 인플루엔자(AI)가 구제역 청정지대인 전남지역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구제역이 발생 40일이 넘도록 잡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AI마저 확산되면서 서울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이 사상 초유의 가축재앙을 겪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9일 충남 아산시 음봉면의 산란계(계란 생산을 목적으로 사육되는 닭) 농장과 전남 영암군 시종면의 오리농장 3곳, 전남 나주 공산면 오리농장 등 5곳에서 전염성이 강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의심 신고된 경기 안성 서운면의 오리농장에서 AI항원(H5형)이 검출돼 3만3000마리를 살처분한 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고병원성 여부를 가리는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안성 외에 전남 나주 동강면과 화순, 영암 신북면의 오리농장 등 6곳에서 추가로 AI 의심증상이 신고됐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AI 발생 건수는 8건으로 늘었다. 지난해 12월 31일 이후 24건의 AI 의심신고 중 2건은 음성으로 나왔으며 16건은 정밀 조사 중이다. 이번 AI 발생으로 지금까지 44만4300마리의 닭·오리가 살처분 매몰됐다. 국내 AI 발생은 2003년과 2006년 겨울, 2008년 4월에 이어 네 번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겨울 철새가 이동하면서 AI 바이러스를 융단폭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AI는 과거 발생했을 때도 2~3개월씩 확산돼 농가 피해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AI 발생농가와 인근 500m 농가의 가축을 살처분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전북을 비롯, 기존 접종지역인 경기·인천·강원·충남북·경북 지역에 구제역 예방백신 접종을 확대키로 했다. 최근 충남북 돼지농가를 중심으로 구제역이 추가 확인되면서 사료와 가축이동이 빈번한 전북 서해안 지역에도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에서다. 추가 예방접종 대상은 소 84만6000마리, 돼지 35만4000마리로 120만 마리에 달한다. 이날 경북 봉화의 돼지농장과 충북 청원의 한·육우 농장 등에서도 구제역이 추가로 발생해 살처분 매몰대상 가축수는 128만 마리를 넘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