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2단계 개통 2개월… 항공사들 속탄다

입력 2011-01-09 21:08

KTX 2단계(대구∼부산) 개통 이후 해당 지역의 항공 이용객이 평균 16.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일부 항공 노선의 감편 운행까지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국토해양부는 지난해 11월 1일 KTX 2단계 구간이 개통된 이후 2개월 동안 김포에서 울산, 포항, 김해를 운항하는 항공 이용객이 평균 16.1% 감소했다고 9일 밝혔다. 김포∼울산은 35.4%로 감소폭이 가장 컸고, 김포∼포항도 13.2% 줄었다. 반면 김포∼김해 노선은 0.2% 증가했다.

김포∼울산 노선의 경우, 지난 2개월간 탑승률은 51.2%로 2009년 같은 기간(70.5%)보다 20% 가까이 급감했다. 일일 평균 이용객 수는 2852명에서 1841명으로 1000명가량 줄었다. 특히 첫 항공편과 마지막 항공편의 경우, 평균 탑승률은 각각 17.4%, 31.9%에 그쳐 KTX로의 승객 이탈에 따른 직격탄을 맞고 있다. 현재 해당 노선에는 대한항공이 평일 기준으로 7∼8편, 아시아나 항공이 4편씩 운항 중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탑승률이 저조한 시간대를 중심으로 노선수를 일부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측도 “노선 감편과 관련해 확정된 사항은 아직 없다”면서 감편 여부에 대한 논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업계 일각에서는 수년 안에 김포∼울산 노선이 폐지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실제 김포∼대구 노선의 경우, 2004년 4월 KTX 1단계가 개통된 뒤, 항공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3년6개월 만인 2007년 10월 양대 항공사의 노선이 폐지된바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KTX역과 해당 도심 간 접근성이 개선되고 역세권 이용이 활성화될 경우, 항공수요 이탈은 가속화될 수 있다”면서 “항공사 입장에서는 노선 폐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김포∼김해 노선은 저가 항공사들의 운임할인 및 운항스케줄 조정 등으로 이용객은 0.2% 늘고, 탑승률도 68.5%에서 71.4%로 소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