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AI 전국 확산… 육류 가격 들썩

입력 2011-01-09 18:23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육류 가격이 조금씩 들썩이고 있다. 현재까지 큰 폭의 등락은 없지만 다음 달 설 명절을 앞두고 수요가 늘고 살처분 등으로 공급이 줄면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9일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7일 한우 지육(머리와 내장을 제거한 원료육 덩어리) 1㎏ 가격은 1만6333원으로 한 달 전(1만4900원)보다 9.6% 올랐다. 돼지(지육)는 1㎏에 5492원으로 한 달 전보다 26.4%, 전날보다 8.1% 올랐다.

소매시장에서도 7일 기준 한우 등심(1등급)은 500g에 3만6750원으로 지난달(3만5850원)보다 2.5%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 삼겹살(500g)은 7582원으로 지난달 8038원보다 소폭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한우와 돼지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구제역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도축장이 폐쇄되고 공급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줄어든 소비가 가격 인상 압력을 완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하나로마트에서 최근 돼지고기 일일 판매액은 구제역 발생 이전보다 42.9% 감소하고 매출 건수는 36.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한우의 경우 설 성수기까지는 가격 상승세를 보이다 설 이후 비수기와 이동제한조치 해체 등으로 공급량이 증가하면서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돼지고기에 대해서는 “이동제한 물량과 매물물량 등을 감안할 때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나 소비심리가 개선되지 않는 한 당분간 큰 폭의 상승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I로 닭고기 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한국계육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 8일 기준 육계(1㎏) 9∼10호의 공장도 가격은 3754원으로 한 달 전보다 2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과 가까운 대형마트의 경우 기존에 확보한 물량이 있는 데다 축산농가 돕기 차원에서 수시로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변동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도매가 인상, 설 대목 수요 증가 등으로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한우와 닭고기는 큰 변동이 없겠지만 삼겹살은 도매가격 인상분을 반영해 다음 주 초쯤 현재 100g당 1880원에서 2080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구제역 확산으로 도매가가 계속 오르면 설 선물용 한우 냉장세트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